"SON 푸스카스 득점급!" 반 더 벤 70m 질주골→'비피셜' 英 BBC도 놀랐다..."와우, 그냥 와우네" 손흥민도 본인 등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1.05 14: 51

미키 반 더 벤(24, 토트넘 홋스퍼)이 2019년 손흥민(33, LAFC)의 번리전 원더골을 재현했다. 전 동료의 70m 드리블 골을 본 손흥민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토트넘은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라운드에서 코펜하겐을 4-0으로 대파했다.
토트넘의 손쉬운 승리였다. 토트넘은 전반 19분 브레넌 존슨이 사비 시몬스의 스루패스를 받아 마무리하며 앞서나갔다. 여기에 후반 6분 콜로 무아니가 상대 골키퍼 실수를 유도하면서 윌손 오도베르의 추가골이 나왔다. 

위기도 있었다. 토트넘은 후반 12분 존슨이 위험한 백태클로 다이렉트 퇴장당하며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싸우게 됐다. 두 골 차인 상황에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방심할 수 없던 상황.
하지만 반 더 벤이 코펜하겐의 희망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는 후반 19분 자기 진영 박스 부근에서 공을 낚아챈 뒤 과감하게 질주를 시작했다. 속도를 올린 반 더 벤은 코펜하겐 수비 사이로 빠져나가며 상대 5명을 순식간에 따돌렸고, 뛰쳐나온 골키퍼를 피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토트넘은 후반 22분 주앙 팔리냐의 쐐기골까지 묶어 4-0 대승을 완성했다. 후반 추가시간 히샬리송의 페널티킥이 골대를 때리지 않았다면 5-0도 가능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토트넘(승점 8)은 2승 2무로 리그 페이즈 7위에 자리했다. 또한 유럽대항전 22경기 연속(18승 4무) 안방 무패라는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반 더 벤의 원더골이 화제다. 영국 'BBC'는 "반 더 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위대한 골 중 하나를 넣었고, 팀 동료들은 열광했다"라고 전했다. 팬들 사이에선 리오넬 메시와 손흥민, 가레스 베일 등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오언 하그리브스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최고 수준의 골 중 하나다. 그는 마치 상대 수비가 없는 것처럼 선수들을 추월한다. 강하게 유지하다가 마무리. 말도 안 된다. 이번 시즌 최고의 골이다. 끝났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2019년 손흥민의 번리전 솔로골을 연상케 하는 득점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반 더 벤과 비슷하게 수비 진영에서 출발해 70m 이상 질주하며 상대 수비 6명을 제치고 득점했다. 그는 이 골로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까지 거머쥐었다.
반 더 벤도 비슷하게 80m 가까이 질주해 직접 골망까지 가른 상황. 심지어 위치는 손흥민보다도 조금 뒤였다. 많은 언론과 팬들이 반 더 벤이 손흥민처럼 푸스카스상을 받아야 한다고 열광하는 이유다. 토트넘 역시 두 장면을 직접 비교하며 "똑같은 장면"이라고 감탄했고, "그냥 지금 반 더 벤에게 푸스카스상을 주자"고 외쳤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득점을 떠올리고 있다. '풋볼 런던'은 "반 더 벤은 경기장 전체를 가로질러 질주한 뒤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을 떠올리게 했다"라고 짚었고, BBC도 "이번 골은 손흥민이 2019년 번리를 상대로 넣은 득점에 비견되고 있다. 그 골은 손흥민에게 푸스카스 상을 안겨줬다"라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 역시 "반 더 벤의 골은 베일, 손흥민 같은 토트넘 레전들의 계보를 잇는 골"이라고 극찬했다.
손흥민도 토트넘 공식 소셜 미디어에 나타났다. 그는 반 더 벤의 골과 자신의 번리전 골 영상을 올린 게시글에 반 더 벤을 태그한 뒤 "와우...그냥 와우"라는 댓글을 적었다.
한편 이번 득점으로 최근 불거졌던 '감독 패싱' 논란을 털어낸 반 더 벤이다. 그는 지난 2일 열린 첼시전에서 0-1로 패한 뒤 프랭크 감독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반 더 벤과 제드 스펜스는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프랭크 감독과 안드레아스 게오르그손 세트피스 코치를 무시하고 지나쳐 터널로 향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선수들이 먼저 사과했다. 프랭크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반 더 벤과 스펜스가 어제 내 사무실에 와서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와 팀에 대한 무례는 전혀 없었다. 그들은 우리의 경기력과 경기 중 야유에 실망했을 뿐"이라며 큰 문제는 아니라고 옹호했다.
그리고 경기장 위에서 속죄포로 보답한 반 더 벤. 프랭크 감독은 그를 가리키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프랭크 감독은 경기 후 "메시가 반 더 벤으로 변신한 것 같다. 경기장 끝에서 끝으로 달려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 그는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거다.  경기 후 화가 났을 때 이런 골을 넣어준다면 계속 나를 지나쳐 걸어갈 수 있다"라며 유쾌한 농담까지 던졌다.
반 더 벤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눈 앞에 조금 틈이 보였다. 그래서 '좋아. 드리블을 시작하자. 그들이 날 따라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날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다 점점 더 많은 공간이 보였고, 느낌이 좋았다. 스프린트하면서 놀라움을 느꼈다. 어느 순간 '이제 끝났다. 골을 넣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자신의 '인생골'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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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BBC, ESPN, 토트넘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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