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영웅’ 쑨양(34·중국)이 다시 헤엄을 시작했지만, 돌아온 건 찬사가 아닌 조롱이었다.
지보8은 3일(이하 한국시간) “쑨양이 다큐멘터리 ‘무쌍 2025’ 인터뷰에서 온몸의 통증을 호소하며 여전히 수영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쑨양은 “몸 구석구석이 아프다. 하지만 물속에서 싸우는 기분은 쉽게 놓칠 수 없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한때 쑨양은 ‘중국의 영광’이었다. 런던올림픽에서 400m와 1500m 자유형 금메달을 포함해 올림픽 통산 금 3개, 은 2개, 동 1개를 거머쥐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11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2012년 세운 400m(3분40초14)와 1500m(14분31초02) 기록은 지금도 아시아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 영광의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도핑 스캔들이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 그는 2018년 도핑 검사 샘플을 깨부수는 돌발 행동으로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4년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은 무산됐고, 세계 수영계에서 사실상 추방당했다. 복귀 후에도 예전 같은 기량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는 없었다. 쑨양은 올해 전국수영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3분 47초 53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자신이 여전히 물속에 존재한다는 걸 증명했다. 하지만 예전의 왕은 아니었다.
쑨양은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매일 지옥 같은 훈련을 해야 한다. 어떤 날은 400m 레이스를 8번 반복했다”며 “정신적으로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 설령 진다 해도 물속에서 싸우다 쓰러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냉혹했다. 중국 SNS에서는 “또 우는 척한다”, “약 좀 덜 먹고 훈련이나 해라”, “물 오염시키지 마라”, “그냥 은퇴해라” 등 비아냥이 쏟아졌다. 심지어 “도핑을 연구해서라도 성적을 내라”는 조롱 섞인 댓글까지 등장했다.


그가 다시 국제무대에 서려면 단순한 훈련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명예 회복, 국민 신뢰,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용서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3분 47초 53의 기록은 세계 정상급과 10초 이상 차이가 난다. 한때 ‘세계 최강 자유형’으로 불렸던 그에게 남은 건 스스로에 대한 싸움뿐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