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의 한계를 완전히 지워냈다." 리그 초반 프리미어리그 돌풍의 주인공은 단연 선덜랜드다.
영국 'BBC'는 3일(한국시간) "레지 르 브리 감독이 이끄는 선덜랜드가 어떻게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위협하게 됐는가"라는 분석을 내놨다. 올 시즌 승격팀답지 않은 전술적 완성도와 유연함으로 리그 7위까지 치고 오른 선덜랜드는, 4일 에버튼전에서 승리할 경우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르 브리 감독이 만든 선덜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상황별 수비 전환 능력'이다. BBC는 "올 시즌 선덜랜드는 단순히 내려앉는 수비가 아니라, 높은 압박과 블록 수비를 유기적으로 오가며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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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선덜랜드는 상대 빌드업을 강하게 압박한다. 르 브리 감독은 선수들에게 맨투맨 프레싱을 지시하며, 특히 상대 수비 라인에서 왼발잡이가 없을 경우 그쪽으로 빌드업을 유도해 전개를 차단한다. 지난 첼시전(2-1 승)에서는 이 전략이 완벽히 들어맞았다. 상대 골킥이나 백패스 상황을 '압박 트리거'로 삼아 전원이 함께 전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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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압박이 뚫릴 경우, 선덜랜드는 빠르게 4-4-2 존 디펜스로 전환한다. 필요에 따라 백5로 전환하는 유연함도 보여줬다. BBC는 "한 경기 안에서 동일한 선수들이 하이 프레스와 깊은 블록 수비를 모두 완벽히 수행한다는 점이 상대를 어렵게 만든다"라고 평했다.
실제 수비 지역에서도 개인 압박이 병행된다. 상대 공격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근거리 압박을 가해 시간과 공간을 빼앗는다. 중앙 수비수들은 박스 안에서 강력한 1대1 대처 능력을 보였으며, 골키퍼 로빈 루프스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점 방지(xG 대비 세이브) 기록을 세우며 단단한 뒷문을 완성했다.
공을 소유했을 때 선덜랜드는 위치 중심(positional play)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르 브리 감독은 "공격과 수비의 연결성을 유지하라"라고 주문한다. BBC는 "선덜랜드는 경기 중 같은 구역을 유지하며 조직적으로 전개한다. 골키퍼가 중앙수비 사이로 내려오고, 그라니트 자카와 노아 사디키가 중앙 깊숙이 내려와 빌드업을 지원한다"라고 전했다.
기본적으로는 짧은 패스로 후방 빌드업을 시도하지만, 상대 압박이 강할 때는 윌슨 이지도르를 향한 롱볼 패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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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자카가 후방으로 내려와 템포를 조율하고, 정확한 사이드 체인지 패스로 측면 공격을 전개한다. 수비수 오마르 알데레테의 역할도 중요하다. BBC는 "알데레테는 전진 패스 전환에 능한 중앙수비수로, 전 시즌 헤타페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전진 패스 전환율'을 기록한 선수"라며 "그의 패스 타이밍과 속도 변화가 선덜랜드의 전개를 살리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선덜랜드의 공격 패턴은 측면 삼각 구도에 집중돼 있다. 윙어, 풀백, 중앙 미드필더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2대1 패스, 오버래핑, 언더래핑을 반복한다. 자카는 이 구도 안에서 측면으로 이동해 1차 빌드업부터 크로스까지 연결하며 공격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BBC는 "이들의 측면 회전은 예측이 어렵고, 크로스 상황에서 항상 두세 명의 옵션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트라이 흄(Trai Hume)은 포지션 전환 능력이 뛰어나 좌우 풀백, 윙어, 혹은 중앙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하며 이 시스템을 완성시킨다.
득점 루트는 다양하다. 리드 상황에서는 라인을 낮추고 롱패스로 전환하지만, 세트피스에서도 높은 효율을 보인다. 코너킥과 프리킥, 롱스로잉을 이용한 세트 피스 루틴이 올 시즌 여러 골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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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르 브리는 단순히 공격·수비 단계를 나누지 않는다. 그는 '단일 시스템'을 구축했다"라고 분석했다. 공격 시에도 수비 전환을 고려한 구조를 유지하며, 실점 위험을 최소화한다. 롱패스로 전환할 때는 팀 전체가 전진해 간격을 줄이고, 공을 잃더라도 빠르게 압박을 걸 수 있는 구조다.
결론적으로, 선덜랜드는 '균형 잡힌 팀'이다. BBC는 "르 브리의 선덜랜드는 유연하고 잘 조직된 팀이다. 하이 프레스와 로우 블록, 포제션과 직접 공격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이들의 리그 순위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완벽히 준비된 전술의 결과"라고 전했다.
승격 첫 시즌, 선덜랜드의 전술 실험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제 그들의 용기 있는 축구가 얼마나 더 높은 곳으로 향할지, 프리미어리그가 주목하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