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스피날이 사실상 실명 직전 상태에 놓였다. 그런데 가해자인 시릴 간은 “고의가 아니었다”는 말만 반복했고, UFC는 언제나처럼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영국 '더 선'은 2일(한국시간) “아스피날은 경기 후 3일이 지났지만 오른쪽 눈이 완전히 회색으로 보이고, 시력이 전혀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부상 직후 병원으로 실려 간 그는 한때 ‘시신경 영구 손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다행히 뼈나 신경이 완전히 파열된 건 아니었지만, 오른쪽 눈은 아무것도 안 보이고, 왼쪽은 시력 50% 수준이 현 시점 최선이라는 것이 공식 진단이다.


더 충격적인 건, 최초 진술이 선수 본인도 아닌 부친 앤디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앤디는 톰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른쪽은 회색 화면처럼 보이고, 왼쪽도 네 줄 아래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이건 무릎 부상과는 비교도 안 되는 공포”라고 말했다.

즉 챔피언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사태’인데, 정작 UFC는 그저 “검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말만 반복 중이다.
문제의 장면은 UFC 321 타이틀 방어전 1라운드 종료 직전. 간은 이미 두 차례 ‘손가락 경고’를 받았음에도 또다시 손을 뻗어 아스피날의 양쪽 눈을 깊게 찔렀다. 주심 제이슨 헤르조그는 결국 경기를 중단했고, 결과는 ‘노 콘테스트’.
간은 경기가 끝난 뒤 “고의로 한 게 아니다. 나도 루이스에게 눈을 찔렸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UFC 팬은 “두 번 경고 받고 또 찌른 게 사고냐?”라고 질타했다. 다른 팬들 역시 “눈 찌르기는 UFC에서 제일 싼 범죄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쯤 되면 질문이 바뀐다. “가네의 손가락이 문제인가, UFC 룰이 문제인가?” 실제로 피해자 아스피날의 말이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병원에 실려 가기 전 옥타곤에서 "눈 찌르기가 수천 시간 훈련한 선수가 할 짓이냐"라면서 “두 번이나 경고받고 또 그랬다고! 이게 스포츠냐?!”라고 분노를 토해냈다.
상황을 더 염장한 건 존 존스의 조롱이었다. 존스는 SNS에 안대를 쓴 말에 타거나 외눈박이 이모티콘을 남겼다.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팬들은 모두 알아챘다. 자신이 과거 대결을 회피했다고 주장한 아스피날을 조롱한 것. “아스피날이 나와 붙는 건 이제 끝났다”는 표현이었다.
간은 “미안하다. 나도 눈 찔려본 적 있다”며 사과했지만 그 말 뒤에 붙은 문장은 선수 생명보다 더 잔혹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이었다"라는 말로 스스로의 행동은 정당화했다.

UFC는 더 무책임했다. 룰 개정? 안전 장비 개선? 재경기 보장? 그 어떤 확답도 없었다. 그저 “조사 중”이라는 프레스 릴리스만 돌고 있는 상태다.
팬 반응은 이미 폭발 직전이다. 팬은들 아스피날의 눈 찌르기 사건에 대해서 “UFC는 선수 중 한 명이 눈을 잃어야 움직이는 단체냐”라거나 “파울 3번 → 사과 1번 → 사건 종료. 이게 세계 최대 격투기 단체?”라고 조롱했다.
아스피날은 영국으로 돌아와 추가 검사를 앞두고 있다. 그는“무릎은 낫는 걸 알았지만, 눈은 모르겠다. 이건 진짜 무섭다"라고 두려움을 나타냈다.
이게 지금 UFC의 현실이다. 어떤 기술보다 눈찌르기 파울이 더 위협적인 옥타곤. 실제로 “눈 찌르기 3번까지는 괜찮다”는 룰이 버티는 한, 다음 희생자는 또 나온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한 팬은 UFC의 눈 찌르기 사태 대응에 대해서 "이럴거면 글러브 스폰서보다는 안대 스폰서를 받아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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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브 미 스포츠, ESPN, UFC, 아스피날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