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스테이지에서 TES를 한 번 이겼기 때문에 다시 만나고 싶지만, T1이 워낙 잘해서 결승에서 만날 것 같아요.”
‘커즈’ 문우찬의 말대로 T1은 강했다. 그럼에도 그는 처음으로 나설 롤드컵 결승 진출에 대한 기쁨과 함께 최대한 즐거운 마음으로 결승전에 임하겠다는 출사표를 내밀었다.
KT는 지난 1일 오후 중국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 젠지와 경기에서 베테랑 '비디디' 곽보성과 '커즈' 문우찬을 중심으로 선수 전원이 맹활약하면서 3-1로 승리, 청두에서 열리는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KT는 오는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선착했다. 지난 2012년 팀 창단 이후 13년만에 첫 결승 진출이었다.
경기 후 OSEN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커즈’ 문우찬은 2025 LCK 정규시즌에서 고전했던 1라운드와 2라운드부터 롤드컵 4강전 승리까지 쉼없이 달려온 그동안의 여정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었다.
“사실 롤드컵에 진출할 때만 해도 정말 너무 기뻤다. 스위스 스테이지를 통과해 ‘8강에만 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점점 연습을 하고, 경기를 거듭할 수록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 강팀 젠지를 이기고 결승에 올라가게 됐는데,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젠지를 이기고 올라간 거라 정말 꿈만 같다.”

승리 요인을 묻자 문우찬은 밴픽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스코어’ 고동빈 감독과 ‘손스타’ 손승익 코치, ‘무성’ 김무성 코치 뿐만 아니라 베스트5 전체가 함께 준비하는 밴픽 대로 경기가 흘러갔다는 것이 그가 꼽는 승리 요인이었다. 두 번째 실수를 해도 다시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집중력을 언급했다.
문우찬은 “준비한 대로 밴픽이 되면서 우리가 원하는 구도에서 경기랄 할 수 있었다. LCK 정규시즌에서는 조합이 좋아도 라인전부터 삐끗하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의 단점도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덩달아 경기까지 잘 풀리고 있다.”

경기 전 이날 4강전을 예측한 LCK 전문가 6명이 젠지의 손을 들어줄 정도로 KT의 열세가 지배적이었으나, 예상을 깬 반전 드라마를 거둔 것에 대해 ‘커즈’ 문우찬은 중국에 도착한 이후 팀 분위기를 전하면서 결승전까지 현재의 기세를 어이가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최근 우리 팀의 분위기가 롤드컵에서 경기를 하면 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단순히 이겨서 분위기가 좋아진 것도 있지만, 연습이나 경기에서 나도 놀랄 정도로 합이 좋다. 여기에 대회 메타도 우리에게 맞는 것 같다. 나 역시 경기 내적으로 상황이 너무 잘 보여서 긴장 안하고 집중하면 이길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4강전 승리에 도취되기 보다는 마지막 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결승전까지 잘 준비해서 경기에 임하겠다.”
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팀을 묻자 ‘커즈’ 문우찬은 주저없이 T1을 예측했다. 그의 생각대로 T1은 2일 TES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희망사항을 이야기하자면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이겼던 TES를 결승에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만나게 될 상대는 T1을 예상해본다. T1은 항상 큰 경기에 강했다. 롤드컵 우승을 계속 하는 저력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T1이 올라올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문우찬은 “스위스 스테이지때부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 놓으려고 했다. 물론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긴장을 줄이기 위해서 부담감을 덜어야 경기에 몰두 할 수 있었다. 남은 결승전 역시 최대한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임해 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