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이 ‘클러치 플레이어’ 면모를 또 한 번 증명했다. 교
PSG는 2일(한국시간)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5-2026 프랑스 리그 1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니스를 1-0으로 제압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곤살루 하무스의 극장골 한 방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리그 선두 PSG는 최근 6경기 3승 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승점 24(7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반면 니스는 승점 17로 8위까지 추락했다.
이강인은 이날 벤치에서 출발했다. 지난 30일 로리앙전에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결장했던 만큼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러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21분, 팀 흐름이 답답해지자 결국 이강인을 투입했다. 투입 직후 경기 분위기가 뒤집혔다.

이강인의 첫 접촉부터 템포가 달라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빠른 패스 전개로 니스 수비진을 흔들었고, 후반 35분에는 곤살루 하무스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했다. 비록 하무스의 헤더가 정면으로 향하며 아쉽게 무산됐지만, PSG가 계속해서 상대 박스를 두드리게 만든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그리고 경기 막판, 이강인의 진가가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코너에서 날카롭게 올린 킥이 니스 수비수 흘러나오지 못하게 만들었고, 첫 번째로 공을 건드린 선수는 크바라츠헬리아. 그의 헤더가 살짝 굴절되며 골문 앞으로 향했고, 하무스가 재빨리 반응해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기록상 도움은 없었지만, 이강인의 킥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던 골이었다.
골이 터지자 이강인은 크바라츠헬리아와 함께 뜬금없는(?) ‘배치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어깨를 맞부딪히고 몸을 중심으로 반동을 주며 마치 레슬링 기술처럼 서로를 튕겨낸 뒤 환호. 한국 팬들에게는 익숙한 ‘배치기’ 동작이지만, 프랑스 현지 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강인의 기록은 짧은 출전시간에도 선명했다. 24분의 출전 시간에 더해서 패스 성공률 95% (20/21) 슈팅 1회, 기회 창출 1회, 박스 안 터치 1회, 드리블 돌파 1회로 부지런히 뛰었다.
특히 단순한 볼 연결이 아니라 ‘결정적인 방향 전환’이 있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PSG는 이강인 투입 전까지 단 한 차례도 유효슈팅을 만들지 못했으나, 이후 경기 주도권을 장악해 결국 극장골을 완성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중용하는 이유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주전이 아니어도, 부상으로 복귀한 직후라도,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미드필더”는 흔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이날 승리의 키워드는 ‘이강인 투입 이후’였다.
PSG의 시즌 구도도 중요해졌다. 리그 단독 선두, 챔스 조별리그에서도 안정적인 흐름, 여기에 로테이션 체제에도 힘을 주는 이강인의 활약. PSG는 이제 단순한 별들의 팀이 아니라, 경기 안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카드’를 갖춘 팀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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