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인종차별자 보고 있나?' 악플 이겨낸 모따, 14호 골 넣고 합장 사과...FC안양, 울산에 3-1 역전승! 1부 잔류 보인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1.01 18: 34

모따(29)가 인종차별의 아픔을 이겨내고 FC안양의 승리를 이끌었다. 안양이 짜릿한 역전승을 신고하며 잔류 희망을 키웠다.
안양은 1일 오후 4시 30분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5 35라운드에서 울산 HD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안양은 승점 45(13승 6무 16패)를 기록하며 7위로 뛰어올랐다. 한 경기 덜 치른 광주(승점 45)를 다득점에서 제치며 파이널B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반면 울산은 승점 41(10승 11무 14패)에 머무르며 9위에 자리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10위 수원FC(승점 38)가 2일 대구FC를 꺾는다면 울산이 10위로 떨어지게 된다.

안양은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모따-마테우스, 문성우-토마스-한가람-최성범, 김동진-권경원-이창용-이태희, 김다솔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울산은 4-1-4-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이동경, 이희균-고승범-보야니치-백인우, 김민혁, 박민서-김영권-정승현-강상우, 조현우가 선발 출격했다.
안양이 거세게 항의했다. 전반 2분 모따가 박스 안으로 뛰어들며 공을 향해 달려갔고, 정승현과 몸싸움에서 넘어졌다. 정승현이 모따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듯한 장면이 있었기에 안양 선수들과 벤치는 페널티킥을 주장해 봤으나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울산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3분 이동경이 박스 안에서 공을 지켜낸 뒤 수비 사이로 센스 있는 패스를 밀어넣었다. 침투하던 고승범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안양이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19분 코너킥 공격에서 강상우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마테우스의 슈팅은 조현우의 다리에 맞은 뒤 골포스트를 때리고 말았다. 마테우스의 시즌 10호 골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울산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30분 정승현이 중앙선 부근에서 모따와 공중볼 경합을 펼치던 도중 팔꿈치 사용으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경고로 정정됐다.
모따가 안양의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전반 39분 왼쪽에서 길게 올라온 크로스를 높이 뛰어올라 머리로 찍어내리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최근 온라인상 인종차별 피해로 눈물 흘렸던 모따이기에 더욱 뜻깊은 득점이었다.
안양이 공개한 지난달 25일 광주전 라커룸 영상에 따르면 모따는 전반전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경기 종료 후 눈물을 흘렸다. 안양 관계자는 원숭이가 담긴 '인종차별적 메시지와 악플'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서도 강경 대응을 선언한 상황.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리그 14호 골을 넣은 모따는 두 손을 모아 사과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더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오히려 안양 팬들에게 미안함을 표한 것. 지난 라운드 페널티킥 실축 때문에 여전히 마음의 빚이 있었던 모양이다.
동점골을 내준 울산이 퇴장 악재까지 겹쳤다. 전반 추가시간 김민혁이 한가람의 발목을 위험하게 가격하며 경고 누적 퇴장당한 것. 전반 종료 직전 토마스의 헤더를 쳐내는 조현우의 슈퍼세이브가 나오긴 했지만, 울산은 45분을 10명으로 싸우게 됐다.
수적 우위를 등에 업은 안양이 공세를 펼쳤다. 후반 6분 유키치가 아크 부근에서 수비를 따돌린 뒤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후반 7분 마테우스의 슈팅도 육탄방어에 막혔다.
몰아치던 안양이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11분 역습 기회에서 마테우스가 박스 안으로 로빙 패스를 찍어올렸다. 이를 이창용이 절묘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역전골을 뽑아냈다.
안양이 두 골 차로 달아났다. 이번에도 급해진 울산 공격을 끊어내면서 나온 역습이었다. 후반 32분 마테우스가 박스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땅볼 크로스를 보냈다. 쇄도하던 채현우가 정확히 밀어넣으며 3-1을 만들었다.
안양은 남은 시간에도 울산 골문을 두드렸다. 울산도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이동경을 앞세워 만회골을 노려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경기 막판 이동경과 트로야크의 연속 슈팅도 무산됐다. 경기는 그대로 안양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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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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