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44)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후배들을 보며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31일 오전 11시 수원월드컵경기장 WI컨벤션에서 제14회 JS 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이 열렸다. 박지성 이사장과 차범근 전 감독과 설기현, 박주호, 이근호, 박태환 등 한국 스포츠의 전설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지성 이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14년째 JS 파운데이션을 통해 재능학생들에게 따듯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재능들에 보탬이 되고자 학업 및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고 꿈을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장학사업이다.


이번 전달식에선 강승선(황곡초)과 이용규(불로중), 조은성(홍제중), 김민준(목동중), 이동욱(전북완주중), 조수민(현대청운중), 홍상원(매탄고), 손채혁, 조희성(이상 부평고), 김시온(포항여자전자고)이 축구 종목 재능학생으로 선발됐다. 골프 종목에서 윤지빈(언남초), 수영에서 유은상(인천송원초)과 문수아(서울체고), 태권도에서 임수빈(관창초), 탁구에서 반시우(대전동문초)가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이외에도 이지원(월촌중), 권예은(구로고·이상 육상), 고현곤(전주남중), 박태준(용산고·이상 농구), 이안빈(솔올중·스키), 윤은빈(세명컴퓨터고·인공지능), 김승겸(서현고·빙상), 임지민(인천비지니스고·핸드볼)까지 총 23명이 재능학생으로 뽑혔다. 초등부 5명, 중등부 8명, 고등부 10명이다. 수상자들은 모두 후원 증서와 후원금, 소정의 선물을 전달받았다.

박지성 이사장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약 반년 앞두고 홍명보호는 최근 '플랜B' 스리백 전술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다만 지난 10일 열린 브라질전에서는 안방에서 0-5로 대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다행히 직후 경기에선 파라과이를 2-0으로 잡아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오대영'의 충격파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 박지성 이사장은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 무엇을 보여줬느냐다. 최근 몇 년간 브라질과 3번째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달라진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점이 굉장히 아쉽다. 하지만 파라과이전을 통해 분위기를 조금 반전한 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이사장 역시 2002 한일 월드컵을 1년 앞두고 프랑스에 0-5로 대패했지만, 실제 대회에선 4강 신화를 썼던 바 있다. 그는 "선수들이 얼마나 믿고 있는지, 얼만큼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할 거다. 2002년에 우리는 (거스 히딩크) 감독님의 전술을 믿고 있었고, 그걸 따라가려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감독님도 잘 설명해 주셨다. 그래서 믿음을 잃지 않았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박지성 이사장은 "지금을 그때와 비교하면 월드컵을 앞두고 남은 시간이 더 짧은 상황에서 0-5라는 결과가 나왔다. 당시엔 더 많은 합숙 훈련을 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조금은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래도 한국 축구가 사상 최초로 월드컵 포트2 배정에 근접한 점은 긍정적이다. 박지성 이사장은 "좋은 조편성을 얻으면 당연히 유리한 부분이 있다. 이번 월드컵은 출전국 수가 늘어나면서 조별리그를 통과할 확률은 더 높아졌다. 결국 어느 팀을 만나는 첫 경기 결과가 더 중요해질 거다. 상대보다는 우리 팀이 준비됐는지가 더 먼저다. 월드컵 전까지 우리만의 색깔을 빨리 찾아서 그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선수단에 대한 기대와 과정에 대한 아쉬움도 동시에 표했다. 박지성 이사장은 "아직 시간은 남아있고, 선수들이 감독님의 축구를 얼마큼 잘 구현했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거다. 당연히 좋은 선수들로 팀이 구성돼 있다. 경험 있는 선수들도 많다. 멤버만 보면 가장 기대를 많이 걸 수밖에 없는 대표팀"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과정을 보면 우리가 이만큼 기대를 걸어도 될까 싶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아쉽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개개인으로서도 팀으로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걱정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 이사장은 "우리가 항상 16강에 들던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멤버 상으로는 충분히 8강이라는 목표를 가져도 될 만한 선수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목표를 더 크게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표팀의 현 상태를 봤을 때 일단은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라는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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