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중국 축구가 마지막이었다' 이반코비치, 월드컵 실패 후 충격 은퇴..."연봉 16억도 거절" 축구인생 마침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0.31 09: 01

중국 대표팀을 끝으로 축구계 은퇴를 결심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71)이 지도자 커리어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3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환상적인 여정이었다. 60년이 넘도록 축구 선수와 감독으로 살아아왔다. 크로아티아, 독일, 이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오만이 보내준 훌륭한 협력과 신뢰, 그리고 수많은 훌륭한 사람들, 동료,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놀라운 여정 내내 사랑과 지지, 그리고 힘을 주신 가족에게 가장 큰 감사를 전한다.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 이제 때가 왔다. 감사하다"라며 은퇴 소식을 알렸다.

72번째 생일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이반코비치 감독. 중국 '티탄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최근 자그레브에서 측근들과 식사하던 도중 갑작스레 34년간의 지도자 생활을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이제 됐다. 더 이상 세계를 떠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이제 가족과 친구, 나 자신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쏟을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1954년생 이반코비치 감독은 크로아티아 출신이다. 그는 현역 시절 바르텍스(크로아티아)에서만 12년간 원클럽맨으로 활약했고, 축구화를 벗은 뒤에는 1991년 바르텍스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후 이반코비치 감독은 리예카 감독, 크로아티아 대표팀 수석코치, 하노버 감독 등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코치로서 자국이 1998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월드컵 4강까지 오르는 데 힘을 보탰다.
아시아 축구와도 연이 깊은 인물이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2001년 7월 이란 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했고, 반년 후 아예 감독직을 맡았다. 그는 2002년 이란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손에 넣으며 한국의 우승을 막기도 했다. 당시 이란은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한국을 꺾고 올라갔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2004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국 아시안컵 8강에서도 한국을 4-3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른 바 있다. 이후 그는 이란과 함께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반코비치 감독의 다음 스텝은 중국이었다. 그는 2009년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에 부임하며 중국 축구에 발을 내디뎠고, 이후 알 이티파크(사우디)와 알 와흐다(UAE), 디나모 자그레브, 페르세폴리스(이상 이란), 알 아흘리(사우디) 등을 거쳐 2020년 오만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마지막 커리어는 중국 대표팀이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2024년 1월 오만 대표팀에서 경질된 직후 중국 대표팀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는 중국 축구의 염원을 이뤄주지 못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한국에 0-1로 패했지만, 조 2위로 3차 예선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중국은 3차 예선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인도네시아에 발목을 잡히며 C조 5위에 그쳤고, 그 결과 4차 예선 출전권조차 놓쳤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 중국 축구는 그대로 이반코비치 감독과 작별했다. 월드컵 진출에 실패할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크로아티아로 돌아간 이반코비치 감독은 이후로도 중국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그는 원한다면 감독 커리어를 더 이어갈 수도 있었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이란 명문 페르세폴리스로부터 두 번째 러브콜을 받았고, 한 달 전에는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의 관심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반코비치 감독의 선택은 은퇴였다. 휴식을 취하던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대로 축구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심지어 이를 공식 석상도 아니라 중국과 오만에서 함께하던 측근들과 일상적인 점심식사 자리에서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탄 스포츠는 "이반코비치의 은퇴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최근 몇 달간 여러 소문과 이야기가 그의 복귀 가능성을 나타냈기 때문"이라며 "이반코비치가 갑작스러게 은퇴를 선언한 일에는 아무런 징후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이 페르세폴리스이 제안한 연봉 100만 유로(약 16억 5700만 원) 이상의 조건을 거절한 게 힌트였던 모양새다.
한편 중국 대표팀은 여전히 이반코비치 감독의 후임을 찾지 못했다. 그가 떠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데얀 주르예비치 연령별 대표팀 감독이 잠시 감독대행을 맡은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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