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상하이, 방콕, 그리고 서울...'유럽 최강' 바이에른 뮌헨이 서울을 주목한 이유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0.30 11: 59

바이에른 뮌헨이 서울에 4번째 공식 사무소를 설치했다. 유럽 최강의 클럽은 미국은 물론 동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축구적인 협력과 마케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린다. 
독일 최고 명문 FC바이에른 뮌헨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바이에른은 지난 9월 2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FC 바이에른 뮌헨이 한국에도 공식 진출했다. 서울에 대표 사무소를 개설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이번 결정으로 분데스리가 최다 우승팀으로서 아시아의 중요한 성장 지역인 한국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경제적·사회적 관계를 확대해 국제화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대표 사무소는 주한독일상공회의소 내에 마련됐으며, 서정원 감독의 아들 서동훈 씨가 서울에서 구단의 핵심 연락 창구 역할을 맡는다.

[사진] 바이에른 뮌헨 공식 채널

[사진] 서동훈 씨 / 바이에른 뮌헨
1900년에 창단한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최다 우승(34회)을 자랑하는 독일 축구사의 절대 강자다. 유럽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더불어 '세계 3대 명문'으로 거론되며, 역사상 트레블을 두 차례 달성한(바르셀로나와 더불어 유이) 초엘리트 클럽이다. 프란츠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등 전설들이 역사를 썼고, 최근에는 정우영–김민재–이현주 등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국내 인지도도 더욱 공고해졌다.
바이에른은 9월 25일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선수 중 한 명인 김민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아우디 서머 투어의 일환으로 서울에서 첫 내한 경기를 치렀다. 2019년부터 이어진 대한축구협회(KFA) 파트너십, 한국 유스 선수들의 월드 스쿼드 합류, 넥센타이어와의 장기적 협력은 한국에 대한 구단의 지속적 헌신을 보여준다"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바이에른은 미국 뉴욕(2014년), 중국 상하이(2016년), 태국 방콕(2022년)에 이어 서울에 네 번째 글로벌 거점을 세우며, 유망주 발굴·브랜드 확장·팬 커뮤니티 구축을 아우르는 '한국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 바이에른 뮌헨
28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브라이틀링 타운하우스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페터 로믹스 바이에른 뮌헨 글로벌 커머스 총괄,
레전드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제주 SK 구창용 대표이사와 구자철 유소년 어드바이저 등이 참석했다.
바이에른은 이미 대한축구협회와 제주 SK 등과 협력하며 '월드 스쿼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유망주 육성에 힘써왔다.
서울 사무소는 이를 한층 강화하는 허브로 기능할 예정이다.
로믹스 총괄은 이날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층을 보유한 시장”이라며 "지난해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토트넘과 맞붙었을 때, 바이에른 유니폼 판매량이 한국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넥센타이어와 스폰서 계약도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민재의 활약으로 한국 내 브랜드 인지도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라며 한국 팬들의 '화력'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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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로믹스 총괄은 "김민재 영입은 철저히 경기력에 기반한 결정이었다. 마케팅 목적이 아닌 순수한 실력 평가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김민재의 존재는 한국 팬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구단의 한국 내 활동에도 강력한 추진력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시아 지역은 바이에른 팬이 가장 많은 대륙이고, 한국은 그중에서도 항상 톱3 안에 든다"라며 "서울 오피스를 통해 팬 이벤트, 스폰서십,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직접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바이에른 뮌헨
토크 세션에서는 한국과 바이에른의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제주 SK 유소년 어드바이저 구자철은 "바이에른의 인프라와 교육 시스템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다. 그들의 노하우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하고, 결국 유럽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유럽에 보내고, 그 선수들이 다시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김민재의 에이전트 홍동현 대표 역시 "한국 유소년 선수들이 재능은 충분하지만,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에른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선수 관리, 적응 지원 시스템이 강화되길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바이에른의 전설적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는 '미아 산 미아(Mia San Mia)' 정신을 언급했다. '미아 산 미아'는 직역하자면 '우리는 우리다'라는 뜻으로 바이에른의 슬로건이자 모토이다. 
피사로는 바이에른의 철학을 설명했다. 그는 "이 정신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팀과 팬이 하나로 성장해온 바이에른의 핵심 가치다.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이 철학을 배운다면 실력뿐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사로는 자신의 현역 시절을 회상하며 "2012-2013시즌 트레블을 이뤘던 팀이 가장 강력했다. 하지만 지금의 바이에른도 그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라며 "해리 케인은 적응이 완벽하고, 언제나 헌신적이다. 이번 시즌 트레블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제주SK FC 제공
바이에른 뮌헨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제주SK FC는 최근 또 하나의 '유럽식 축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주목받고 있다.
유럽 유소년 축구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토비아스 누베마이어(32, 전 TSG 호펜하임 U19 감독)가
제주SK 유소년팀을 방문해 직접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 역시 지난 9월 바이에른 뮌헨과 LA FC가 합작한 조인트 벤처 'R&G (Red & Gold Football)'와 손잡고 유소년 육성 및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다. 
누베마이어는 UEFA A 라이선스를 보유한 지도자로, 2023-2024시즌 호펜하임 U19팀을 이끌며 U19 분데스리가와 DFB컵을 모두 제패, 독일 축구 역사상 최초로 'U19 더블'을 달성한 인물이다.
누베마이어는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제주SK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U18팀 훈련(총 5회)에 직접 참여했다. 윤대성 제주SK U18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함께 훈련법, 선수 심리, 육성 철학 등을 교류하며 팀워크 중심의 유소년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사진] 바이에른 뮌헨
로믹스 총괄은 바이에른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해 "바이에른은 팬이 소유한 구단이다. 팬들과 함께 성장해왔고, 그 과정에서 프란츠 베켄바우어, 울리 회네스 같은 인물들이 구단의 토대를 다졌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단순히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팬 커뮤니티와 함께 구단의 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 서울 사무소도 그 철학의 연장선"이라며 서울 사무소 개설의 의미를 설명했다. 
현재 서울 오피스에는 로믹스 총괄이 상주하고 있으며, 향후 현지 인력을 충원해 스폰서십, 유소년 캠프,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할 예정이다.
아우디, 아디다스, 넥센타이어 등 기존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한 팬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유럽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서울 진출은 단순한 글로벌 확장이 아니라 '팬과 함께 성장하는 구단'이라는 철학의 또 다른 실험장이 될 전망이다.
한국 팬들의 열정이 만든 이번 행보가 한국 축구와 바이에른 모두에게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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