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무리뉴, 당신이 옳았습니다...'충격' 튀르키예 심판 152명 '불법 베팅'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0.29 17: 20

튀르키예 프로축구가 역대급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였다. 현직 심판 절반 가까이가 불법 베팅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제 무리뉴(62) 감독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튀르키예축구협회(TFF)는 27일(한국시간) 에텀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심판단 내부에서 대규모 불법 베팅 정황이 확인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현역 심판 571명 가운데 371명이 해외 베팅업체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152명은 실제로 경기 결과에 돈을 건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은 "1부리그 주심 8명, 부심 15명, 2부리그 주심 36명, 부심 94명이 베팅에 관여했다. 그중 10명은 1만 회 이상 베팅을 했고, 한 명은 무려 1만8227건을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TFF는 관련 인물 전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에도 정식 보고를 마쳤다.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은 "우리 축구의 부패한 부분을 완전히 도려내겠다"라며 "협회뿐 아니라 각 구단도 자정 노력을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스포츠 바이블
이 스캔들이 터지자, 지난해 조제 무리뉴 감독이 남겼던 경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29일 "조세 무리뉴는 이미 지난해 튀르키예 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라고 보도했다. 무리뉴는 2024년 11월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대팀뿐 아니라 시스템과도 싸운다. 그리고 시스템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가장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튀르키예에 오기 전 여러 이야기를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와 보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진실의 절반만 말했고, 나머지는 숨겼다. 모든 걸 알았다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발언은 당시엔 단순한 심판 판정 불만으로 치부됐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사실상 현실이 돼버렸다.
한편, TFF는 부정 연루 심판들을 전면 교체하고, 81개 도시에서 새 심판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으로 신뢰를 잃은 튀르키예 축구가 명예를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리뉴가 언급했던 '시스템과의 싸움'이 이제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