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또 한 번 왕즈이(중국·세계 2위)를 압도했다. 경기력의 격차는 숫자 그대로였다. 왕즈이는 7연패를 당하며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고, 중국 현지에서는 냉소와 비판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안세영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렌 인근 세송 세비녜 글라즈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왕즈이를 2-0(21-13, 21-7)으로 완파했다.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1게임 초반 잠시 리드를 내줬지만 이내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 수비에서 완벽히 균형을 잡은 안세영은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며 손쉽게 첫 세트를 따냈다. 2게임은 시작부터 승부가 기울었다. 안세영은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경기 시간은 불과 42분이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29/202510291133770550_69017efd3dd5e.jpg)
이로써 안세영은 지난주 덴마크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시즌 9번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9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말레이시아·인도·전영·인도네시아·일본·중국·덴마크·프랑스까지, 올해 안세영이 들어 올린 트로피는 무려 아홉 개다.
상금 기록도 새 역사를 썼다. 프랑스오픈 우승 상금 6만 6,500달러(약 9,200만 원)를 추가하며 시즌 누적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단일 시즌 상금 10억 원 돌파자’다. 커리어 누적 상금은 30억 원을 넘어섰다.
경기 후 안세영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믿음이 최고의 무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BWF는 “안세영은 월드투어 시대 최초로 프랑스오픈 3회 우승을 달성한 여자 단식 선수”라며 “23세의 나이에 이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왕즈이는 또다시 안세영의 벽에 막혔다. 덴마크오픈 결승에서도 0-2로 완패한 데 이어, 불과 일주일 만에 또 같은 결과를 받아들었다. 두 대회 연속 ‘셧아웃’ 패배였다.
![[사진]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29/202510291133770550_69017efdbd711.jpeg)
경기 후 왕즈이는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결승전은 언제나 큰 도전이다. 잘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시상대에서도 미소를 지었고, 안세영과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중국 팬들은 이런 태도에 불만을 쏟아냈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왕즈이는 단 일주일 만에 두 번의 결승에서 완전히 무너졌다”며 “덴마크에선 5-21, 이번엔 7-21로 졌다. 그가 시상대에서 웃는 모습은 팬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팬들은 “정신력이 약하다”, “체력 훈련이 부족하다”, “패배를 당연하게 여긴다”며 비난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왕즈이를 향한 과도한 비판을 경계했다. ‘시나스포츠’는 “왕즈이의 미소는 체념이 아니라 존중의 표현이었다. 안세영은 경기 후 왕즈이의 컨디션을 걱정했고, 저녁 식사까지 제안했다”며 “왕즈이는 단순한 패배자가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를 축하할 줄 아는 선수”라고 전했다.
안세영은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세 번째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얻었다. 함께 경기해준 왕즈이에게 감사한다. 다음엔 제가 저녁 쏘겠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승자다운 여유로 마무리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