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프로축구가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스캔들로 휘청이고 있다. 현직 심판 절반 가까이가 불법 베팅에 연루된 가운데, 조제 무리뉴(62) 페네르바체 감독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며 현지 축구계가 충격에 빠졌다.
튀르키예축구협회(TFF)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에텀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심판진 내부에서 조직적인 불법 베팅 정황이 확인됐다"라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현직 심판 571명 중 371명이 해외 베팅 사이트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중 152명이 실제로 경기에 돈을 건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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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은 "1부리그 주심 8명, 부심 15명, 2부리그 주심 36명, 부심 94명 등 총 152명이 불법 베팅에 가담했다”며 “10명의 심판은 1만 건 이상의 베팅을 했고, 한 명은 1만8227건의 기록을 남겼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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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F는 즉시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관련 심판 전원을 조사 중이며,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에도 이번 사안을 공식 보고했다.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은 "튀르키예 축구의 오염된 부분을 깨끗이 청소하겠다"라며 "연맹부터, 그리고 각 구단들도 자정 노력을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알려지자, 지난해 조제 무리뉴 감독이 남긴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29일 "무리뉴가 지난해 이미 튀르키예 축구의 시스템적 문제를 경고했다"라고 전했다. 무리뉴는 2024년 11월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대팀과 싸우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싸운다. 그리고 시스템을 상대로 싸우는 게 가장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튀르키예에 오기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솔직히 믿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와 보니 내가 들은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페네르바체 사람들에게 불만이 있다. 진실의 절반만 말했고, 나머지는 숨겼다. 모든 걸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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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의 이 발언은 당시에는 단순한 '판정 불만'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번 심판 베팅 스캔들이 드러나면서 현실로 드러난 셈이 됐다.
한편, TFF는 부패한 심판진을 전면 교체하고 81개 도시에서 새 심판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튀르키예 축구의 신뢰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리뉴가 말했던 "시스템과의 싸움"이 이제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