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헤비급 챔피언' 톰 아스피날(32, 영국)이 다행히 영구적인 시력 손상은 피했다. 그는 시릴 간(35, 프랑스)과 경기에서 '아이포크(눈 찌르기)'에 당해 링을 떠난 뒤 최악의 경우 은퇴까지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즈 오브 인디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의사는 아스피날의 안구 부상이 위험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간과 UFC 321 메인 이벤트 도중 눈 부상을 입어 경기를 중단했다. 초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검진에 따르면 장기적인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스피날은 추가 검사를 위해 영국으로 돌아갔다"라고 보도했다.
아스피날은 지난 2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섬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도전자 간과 UFC 321 메인 이벤트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렀다. 하지만 허망하게도 경기는 고작 4분 35초 만에 노 콘테스트로 막을 내렸다.


1라운드 중반 간이 팔을 쭉 뻗어 아스피날의 두 눈을 찔렀다. 그러자 아스피날은 상당한 고통을 호소하며 경기를 멈췄고, 심판은 5분여의 회복 시간을 줬다. 그럼에도 아스피날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고, 심판은 간의 반칙패 대신 경기 무효를 선언했다.

사상 최초로 고의성 없는 반칙으로 UFC 타이틀전이 무효 처리된 상황. 몇몇 관중들은 실망감에 야유를 쏟아냈다. 심지어는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겠다고 밝힌 아스피날에게 욕설이 날아들기도 했다.
이를 들은 아스피날도 분노했다. 그는 "나는 방금 눈 깊숙한 곳을 찔렸다. 대체 왜 야유를 하는 건가? 앞이 안 보인다"라며 "싸움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눈을 거의 뜰 수조차 없다. 난 두 눈을 찔렸다고!"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아스피날은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뒤 검진을 받았다. 오른쪽 눈에 치료를 받은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모든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아스피날은 "이 영상은 세 아이와 아내를 데리고 케이지에 들어가는 내가 감수해야 할 위험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여러분의 모든 응원을 받는 것부터, 한쪽 눈의 시력이 정상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앉아 있는 것까지, 모든 걸 담았다. 시합이 중단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진짜 중요한게 뭔지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아스피날은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난 한쪽 눈으로는 절대 싸우지 않을 거다. 절대로. 의사들 말을 들어보자"라고 말했다. 다행히 의사 소견에 따르면 크게 위험한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손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의료진 역시 아스피날이 경기를 중단한 건 올바른 선택이었다며 추가 검진을 받으라고 말했다.


미국 '블러디 엘보우'는 "아스피날은 충격적인 아이포크 이후 병원에서 검사를 기다리며 최악의 상황을 생각했다. 그는 실제로 진지하게 은퇴까지 고려했다"라고 짚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도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의사의 말처럼 싸움을 멈추는 게 올바른 결정이었다"라며 "곧 챔피언이 괜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일단 아스피날은 공식 성명을 통해 "무릎에 한 짓보다 훨씬 더 무섭다. 무릎으로는 괜찮을 거라는 걸 알지만, 눈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간의 눈찌르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관련 영상을 올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아스피날은 추가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다면 빠르게 간과 재대결을 준비할 전망이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경기가 무승부로 끝난 뒤 "아스피날이 경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 이렇게 끝난 건 불행한 일이지만, 리매치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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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SPN MMA, 아스피날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