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미국 무대에 입성하자마자 또 하나의 대기록을 썼다. 그가 리오넬 메시(38, 인터 마이애미)를 따돌리고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올해의 골을 수상했다.
MLS 사무국은 2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의 LAFC 데뷔골은 영원히 역사에 남을 거다.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은 8월 FC 댈러스와 1-1로 비긴 경기에서 놀라운 프리킥으로 득점하며 '2025 AT&T MLS 올해의 골'을 수상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MLS는 "손흥민은 MLS 역대 최다 이적료(2660만 달러)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에 합류했다. 이후 그는 '블랙 앤 골드' 소속으로 치른 3번째 경기에서 MLS 데뷔골을 넣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8월 초 데뷔한 손흥민은 정규 시즌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LAFC에서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 듀오' 드니 부앙가와 함께 팀의 18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2025 AT&T MLS 올해의 골은 팬 투표로 결정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표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손흥민은 팬 투표에서 전체 43.5%를 차지하며 16명의 후보 중에서 몰표를 받았다. 22.5%를 기록한 2위 메시의 득표율과 비교해도 두 배에 가까웠다.
이로써 손흥민은 1996년 MLS가 출범한 이래 올해의 골 트로피를 손에 넣은 최초의 아시아 선수이자 LAFC 선수가 됐다. 아시아 축구와 LAFC 구단의 새 역사가 탄생한 것.
손흥민은 지난 8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댈러스와 30라운드에서 터트린 프리킥 골로 올해의 골 영예를 안았다. 당시 그는 전반 6분 아크 왼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섰고,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골문까지는 다소 거리가 있었음에도 손흥민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미국 무대 입성 후 3경기 만에 데뷔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첫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경기 최우수 선수(POTM)로도 선정됐다. 이후 손흥민의 프리킥 골은 매치데이 30 최고의 골로 뽑히기도 했다.


자연스레 극찬이 쏟아졌다. 당시 MLS는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다운 방식으로 MLS 첫 골을 넣으며 주목받고 있다"라며 "불타오르는 스타트다. 손흥민은 MLS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있다. '한국 슈퍼스타'인 그는 막을 수 없는 직접 프리킥으로 LAFC에서 득점을 시작했다"라고 집중 조명했다.
또한 "손흥민은 '클럽 레코드' 이적에 서명한 지 3일 만인 시카고전에서 후반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데뷔전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토트넘의 전설인 그는 뉴잉글랜드전에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첫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손흥민의 입이 떡 벌어지는 데뷔골은 MLS 로드 트립 오프닝의 화룡점정이었다"라고 감탄했다.
LAFC 동료 은코시 타파리도 손흥민의 클래스에 깜짝 놀랐다. 그는 "손흥민은 전날 훈련에서 프리킥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맨 위 구석을 봤는데 마법처럼 공이 그냥 거기로 날아갔다. 보기 좋았다. 난 정말 그 덕분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라고 전했다.
타파리는 "손흥민의 첫 3경기는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을 정도다. 페널티킥을 얻은 다음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골을 넣는다. 그래서 다음 주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라며 "그건 그에게 달려있지만, 그는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다. 난 손흥민의 에너지를 사랑한다"라고 손흥민의 프리킥 골을 예술작품에 빗대기도 했다.

손흥민의 활약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그는 레알 솔트레이크전에서 MLS 첫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LAFC의 통산 500호 골의 주인공이 되는 등 뜻깊은 순간을 여럿 만들었다.
그 결과 손흥민은 MLS 이주의 팀에 4번이나 선정됐고, MLS 신인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경쟁자는 안데르스 드레이어(샌디에고)와 필리프 싱케르나겔(시카고 파이어)이다. 물론 경기 수 자체가 적은 만큼 수상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고작 10경기를 뛰고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손흥민의 임팩트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제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MLS컵 우승이다. 그는 입단 기자회견부터 "LA는 챔피언의 도시다. 나는 트로피를 들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며 우승 열망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에 성공하며 기나긴 무관의 아픔을 끊어냈다.
서부 콘퍼런스 3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LAFC의 첫 상대는 서부 콘퍼런스 6위 오스틴 FC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맞붙는 두 팀은 3전 2승제로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가린다. 양 팀의 1차전은 오는 30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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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LS, LA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