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전설 프로젝트’가 다시 한 번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언제나 그 이름, 손흥민(33, LAFC) 이 있었다.
26일(한국시간) 유튜브 ‘슛포러브’에 출연한 손흥민은 진행진으로부터 “토트넘 팬들이 결정권을 가진다면 내일이라도 손흥민의 동상을 세울 것”이라는 말을 듣자 잠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그동안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는데이제는 말할 때가 된 것 같다"라면서 “이적이 진행 중이던 시기라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치렀지만, 팬들에게 직접 인사드릴 기회는 없었다.런던으로 돌아가 팬들 앞에서 인사드릴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건 정말 감정적으로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말처럼 토트넘은 이제 손흥민의 시대를 다시 되새기고 있다. 영국 매체 ‘스퍼스웹’에 따르면 구단은 최근 역사상 첫 ‘전설 기념 동상 건립 프로젝트’ 를 공식적으로 추진 중이다. 비나이 벤카테샴 CEO는 “팬 자문위원회와 협력해 구단 역사에 걸맞은 장소를 검토 중”이라며 “첫 번째 동상의 주인공은 팬 투표로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그동안 ‘경기장 외부에 동상은 세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 그 전통을 깨고, ‘빌 니콜슨 게이트’ 복원 이후 구단의 상징성을 되살리는 상징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이제 그 흐름의 정점에 손흥민이 있다. 팬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되는 건 우연이 아니다.

21세기 해리 케인이 ‘토트넘의 심장’이라면, 손흥민은 ‘토트넘의 얼굴’이었다. 2015년 입단 이후 10년간 손흥민은 173골 이상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2021-22시즌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에 올랐고, 주장으로 유럽대항전 첫 트로피(유로파리그 우승)를 들어 올렸다. 41년 만의 메이저 우승이었다.
그는 기록을 넘어 상징이었다.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 손흥민은 ‘언제나 웃는 선수’, ‘최고의 프로’로 기억된다. 구단은 그를 통해 아시아 시장을 새로 개척했고, 전 세계에 토트넘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그 존재만으로 클럽의 부흥기를 상징한다는 평가다.
절친 히샬리송은 SNS에 손흥민의 합성 동상 이미지를 올리며 “이 사람은 진짜 세워야 한다”고 썼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COYS’에서도 “손흥민의 헌신과 인간성은 니콜슨, 케인과 나란히 기려야 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손흥민의 ‘토트넘 챕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지난여름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에서 한국 팬들과 작별전을 치렀지만, 정작 런던 팬들 앞에서는 고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언젠가 팬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그의 말엔 미완의 인연이 남아 있다.
그리고 최근, 영국 ‘더 선’이 흥미로운 소식을 전했다. 손흥민의 계약에는 MLS 비시즌 기간 유럽 임대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는 겨울 프리미어리그로의 단기 복귀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이비드 베컴(AC밀란), 티에리 앙리(아스날)처럼 MLS에서 잠시 친정팀으로 복귀했던 사례가 존재한다.
그가 런던으로 돌아와 팬들 앞에서 인사하는 그날, 손흥민의 이야기는 또 한 번 완성될 것이다. 지금 토트넘의 전설을 논할 때, 그의 이름이 빠질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