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괴물, 그리고 다시 준비된 방패.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이다.
김민재는 26일(한국시간) 열린 2025-26시즌 분데스리가 8라운드 독일 묀헨글라트바흐 보루시아파크에서 펼쳐진 바이에른 뮌헨과 묀헨글라트바흐의 경기(뮌헨 3-0 승)에서 4경기 만에 선발 복귀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0 완승에 방패이자 축이 돼 돌아왔다.
경기는 승패보다는 김민재에게 있어 ‘복귀전’ 그 이상의 의미였다. 이번 시즌 리그 7경기 중 단 3경기 출전, 선발은 겨우 1회였고 풀타임은 없었다는 현실이 그에게는 무거운 숙제였다. 그러나 주중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일정으로 주전 중앙수비수들이 체력을 소진한 가운데, 콤파니 감독이 그를 왼쪽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킥오프부터 김민재는 수비 뒤 공간을 집중적으로 커버했다. 공격 보다는 리커버리와 진입 차단에 주력, 전반 동안 수차례 상대 배후 침투 패스를 끊어내며 자리매김했다. 특히 리커버리 4회, 볼 경합 성공률 100%(2/2)라는 수치는 그의 ‘안정성’을 증명했다.
패스 연계에서도 눈에 띄었다. 평소 긴 패스 위주였던 김민재가 이날은 짧고 정확한 패스로 중원을 연결하며 경기 흐름을 만들었다. 키미히-고레츠카의 3선 라인과 반복된 패스를 주고받으며 전반 점유율 72%라는 뮌헨의 강세에 기여했다. 94%의 패스 성공률 또한 그의 복귀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었다.
후반전은 더욱 그의 무대였다. 우파메카노가 교체되며 수비의 중심이 김민재에게 넘어가자 그는 하리스 타바코비치(묀헨글라트바흐)라는 194cm 최전방 타깃형 스트라이커와 맞섰다. 체격과 움직임 모두 뛰어난 상대에 대해 김민재는 191cm의 키와 스피드를 활용해 제공권과 뛴 공간 모두 억제했다. 결국 상대 스스로 교체될 만큼 효과적이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동료의 파울로 페널티킥 위기가 찾아왔지만, 골대 강타로 무산되며 무실점 기록은 유지됐다. 이어 후반 37분 투입된 스타니시치와 함께 수비 라인을 굳히며 경기를 매조졌다. 결국 키미히의 선제골, 게헐루와 칼의 추가골이 더해져 3-0 완승이었다.
통계도 그의 복귀전을 증명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 김민재는 평점 7.9점을 기록하며 수비수 중 최고로 평가받았다. 패스 성공률, 리커버리 수치, 태클·걷어내기 등 다양한 지표에서도 그는 시즌 초 지적받았던 수비 불안의 그림자를 지웠다.
물론 이번 상대가 리그 최하위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였고, 전반 19분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는 변수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김민재에게 이 경기는 “기회”였다. 수비 핵심으로서 ‘풀타임 복귀’를 성공시키며 다음 과제에 대한 신호를 보냈다.
이제 남은 건 강팀을 상대로도 이 페이스를 유지하느냐다. 복귀전이 단발성 기회가 아니라, 정상급 센터백으로서의 본격적인 반격이라면, 김민재의 출전 시간은 자연히 늘어날 것이다. 그의 다음 무대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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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이에른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