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카스트로프(22, 묀헨글라트바흐)가 ‘살인 태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사과는 했지만, 남은 건 깊은 반성과 과제뿐이었다.
묀헨글라트바흐 26일(한국시간) 독일 묀헨글라트바흐 보루시아파크. 분데스리가 9라운드에서 전통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가 격돌했으나 0-3으로 패배했다.
경기의 흐름을 결정지은 건 골이 아니라 하나의 ‘태클’이었다. 0-0이던 전반 중반 카스트로프가 루이스 디아스(바이에른)를 향해 돌진했다. 공을 향해 간 듯했지만, 발끝은 정강이를 향한 것이 그대로 디아스의 다리를 가격했다.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주심은 처음엔 옐로카드를 꺼냈으나, VAR 확인 후 주저 없이 레드카드로 번복했다. 그 순간 경기의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수적 열세에 빠진 묀헨글라트바흐는 이후 아무 힘도 쓰지 못했다. 초반까지만 해도 압박으로 버텼지만, 퇴장 이후 경기장은 바이에른의 무대로 변했다.
디아스는 날카로운 돌파로 수비를 흔들었고, 후반 들어선 교체 투입된 레나르트 칼이 쐐기골을 터뜨리며 완승을 확정지었다.

논란의 주인공 카스트로프는 경기 후 고개를 숙였다. 독일 ‘tZ’에 따르면 그는 인터뷰에서 “퇴장은 당연했다. 영상으로 다시 보니 정말 어리석었다. 다행히 디아스가 크게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그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우리의 계획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었지만, 이번은 불운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한마디로 모든 게 용서되긴 어렵다. 카스트로프는 뉘른베르크 시절부터 과도한 투지로 인한 거친 플레이로 지적받아온 선수였다. 이미 리그에서도 ‘위험한 플레이어’로 낙인찍힌 상태였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오이겐 폴란스키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폴란스키는 시즌 초부터 “카스트로프의 장점은 투지지만, 그게 독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훈련 중에도 태클 타이밍과 자세 교정을 반복해왔지만, 이번에도 폭발했다. ‘tZ’는 “폴란스키 감독이 그의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면, 이번이 마지막 퇴장이 아닐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행히 루이스 디아스는 큰 부상을 피했다. 의료진이 급히 확인했지만, 단순 타박상에 그쳤다. 오히려 이후에도 활발히 뛰며 묀헨글라트바흐 수비진을 흔들었다. 경기 후 디아스는 “상대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 믿는다. 다만 이런 장면은 다시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경기의 승패보다 중요한 건 메시지였다. 거친 투지가 승부욕으로 이어질 때는 찬사지만, 그 선을 넘으면 폭력이 된다. 카스트로프에게 이번 퇴장은 경고장 이상이었다.
바이에른은 이날 승리로 리그 선두권 경쟁을 이어갔다. 부상자 공백 속에서도 루이스 디아스, 무시알라, 케인의 삼각 편대는 위력을 뽐냈다. 반면 묀헨글라트바흐는 카스트로프의 퇴장 이후 무기력하게 무너졌고, 홈 팬들의 야유 속에 고개를 숙였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