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골을 어떻게 넣어야 내 골로 인정되는지 모르겠어요." 기쁜 승리 속에서도 터져나온 불만이었다.
김천상무는 2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북현대를 3-2로 꺾었다.
전반 26분 이동경의 프리킥이 티아고의 머리를 스치며 동점골로 연결됐고, 후반 3분 이동경의 낮은 크로스가 송범근의 몸에 맞고 들어가며 2-2를 만들었다.

결국 후반 27분 이동경이 직접 왼발 프리킥을 꽂아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골에 자책골 유도까지, 이날 김천의 모든 득점에 관여한 '에이스'였다.
이 승리로 김천은 승점 58점(17승 7무 10패)을 기록하며 2위 경쟁에 탄력을 붙였다. 전역을 앞둔 9기 선수들에게는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고별전'이었다.
김천 구성원이라면 모두가 행복했을 경기. 불만을 품은 이가 있었다. 바로 이 경기의 주인공 이동경이었다. 이동경은 경기 종료 후 "일단 진짜 마지막 경기였는데, 힘들게 경기를 했지만 마지막에 승리를 할 수 있어서 굉장히 기뻤다.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좋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이동경과 일문일답.
골 넣고 세리머니로 손가락 다섯 개를 펼쳤는데, 그 골이 취소됐다.
-그게 골 취소가 됐다. 그렇지 않아도 말씀드리려고 했다. 저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2주 사이에 또 이런 일이 생기는 건 너무한 것 같았다. 영상을 몇 번을 돌려봤는데, 이런 게 골이 아니면 도대체 뭐가 골인지 모르겠다.
골 세리머니에 담긴 의미가 있었다고 들었다.
-오늘이 저와 아내가 만난 지 5주년 되는 날이었다. 그래서 '5'를 의미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결혼식은 아직 안 했지만 혼인신고는 한 상태라 조금 복잡하긴 하다. 어쨌든 연인 관계가 된 지 5주년이라 의미가 있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25/202510251713777278_68fcf69c93ab8.jpg)
골 취소 당시 상황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달라.
-솔직하게 의도를 가지고 슈팅을 했다. 빈 공간을 노려서 골대 안으로 향했고, 상대에 맞고 들어갔는데 그게 자책골이라니 동의가 안 된다. 월요일(27일)에 다시 판단한다고 하던데, 축구를 하셨던 분이 보신다면 당연히 제 골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건 꼭 올려달라.
경기 직후에 자책골 판정을 들었을 때 심정은 어땠나.
-도대체 골을 어떻게 넣어야 내 골로 인정되는지 모르겠다. 조금 더 정확하게 판단해줬으면 좋겠는데, 계속 이렇게 판정이 나오면 선수들도 정말 힘들다. 선수들에겐 기록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부분을 너무 세세하게 봐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확실하게 항의하면 정정이 되고, 그런 게 반복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경기장 안에서 의도를 보고, 가장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며칠 뒤로 미루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저는 분명히 제 골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당연히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책골을 본인 골로 보고 있는지.
-당연히 제 골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걸 제 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내가 세리머니 의미를 알고 있었나.
-모르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알았을 거다. 인터뷰할 때 제가 직접 알려줬다. 지금쯤 알았을 것 같다. 이런 건 생색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관과 언쟁이 있었다고 들었다.
-경기 끝나고 나서 그 부분 때문에 감독관님이랑 거의 30분 정도 이야기하느라 와이프한테 연락도 못 했다.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김천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는데, 감독님께서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
-마지막 경기다 보니 새로 뛰는 선수들도 있었고, 감독님께서 꾸준히 나가는 저나 몇몇 선수들에게 팀을 이끌어달라고 말씀해주셨다. 처음 나서는 선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분위기를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해서 감독님도 기뻐하셨다.
이제 원소속팀(울산HD)으로 복귀하게 된다. 어떤 마음가짐인가.
-프로에 와서 이런 순위(9위)를 경험한 건 처음이라 낯설다. 그런 만큼 책임감이 생긴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일(26일) 결과도 중요하고, 남은 4경기에서 7위로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 그 목표 하나만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25/202510251713777278_68fcf69d10f19.jpg)
군 복무를 마무리하며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김천에서 선수로서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다. 지나고 나면 금방 끝나 있으니,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기 발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특히 걱정되는 후임이 있다면.
-(김)주찬이가 제일 걱정된다. 저랑 같이 지냈는데, 이제 저희가 한꺼번에 나가면 혼자 남게 된다. 그래도 워낙 성실한 친구라 스스로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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