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27분 혈투' 안세영, 9관왕 보인다! '숙적' 中 천위페이에 짜릿한 역전극...'중국·중국·중국' 3연속 격파까지 단 한 걸음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0.25 23: 00

역시 숙적은 숙적이었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22, 삼성생명)이 최대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와 명승부를 펼친 끝에 결승 진출의 주인공이 됐다.
안세영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세송세비녜에서 열린 2025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 오픈 여자단식 4강전에서 천위페이(세계 랭킹 5위)를 2-1(23-21 18-21 21-16)로 제압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8강에서 중국의 가오팡제(세계 랭킹 14위)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천위페이까지 짜릿한 역전승으로 잡아내며 결승에 올랐다. 천위페이와 상대 전적도 드디어 14승 14패 동률을 만들었다. 지난 8월 2025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패했던 아픔을 되갚아준 안세영이다. 

또한 안세영은 이번 승리로 올해 국제대회 개인전 62승을 달성했다. 그는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13개의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62승 4패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우승도 무려 8번이나 차지했다. 만약 안세영이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시즌 9관왕을 달성하며 자신이 2년 전 세운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결승 상대는 중국의 왕즈위(세계 랭킹 2위)다. 왕즈위는 준결승에서 한웨(중국·3위)를 2-1로 누르고 올라왔다. 왕즈위와 안세영은 직전 맞대결인 덴마크 오픈 결승에 이어 또 한 번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나게 됐다. 당시엔 안세영이 2-0 완승을 거뒀다.
1게임부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이 펼쳐졌다. 안세영은 긴 랠리 끝에 첫 점수를 내줬지만, 금방 따라잡으며 10-7을 만들었다. 하지만 천위페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휴식시간 이후 기세를 올리며 17-14까지 치고 나갔다.
범실이 조금씩 늘어나던 안세영은 게임 막판 흐름을 되찾았다. 그는 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푸시와 적극적인 공격으로 천위페이를 압박하며 연속 4득점, 20-18로 역전했다. 
천위페이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짜요!"라는 응원 속에 마음을 다잡은 그는 게임 포인트에서 연달아 3점을 따내며 21-20으로 뒤집었다.
그럼에도 1게임 승자는 안세영이 됐다. 안세영은 다시 정확한 공격으로 천위페이를 흔들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천위페이의 비디오 판독 챌린지도 실패로 끝났다. 결국 안세영은 절묘한 사이드 공격으로 천위페이를 무너뜨리며 23-21로 첫 게임을 가져갔다. 28분이 걸린 접전이었다.
2게임도 치열했다. 안세영은 게임 초반 4-8로 끌려갔지만, 무려 7연속 득점을 만들어내며 11-8로 휴식시간을 맞이했다. 안세영의 집중력 높은 수비와 정확한 공격에 천위페이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천위페위의 뒷심이 대단했다. 안세영이 17-14로 리드를 잡았지만, 천위페이가 연달아 3점을 획득하며 17-17로 따라잡았다. 그리고 챌린지에 성공하며 17-18로 뒤집은 뒤 1점을 더 추가했다. 
역전을 허용한 안세영은 17-19에서 마침내 18번째 득점을 따내며 흐름을 끊는가 싶었지만, 이후 내리 3점을 내줬다. 2게임의 승자는 천위페이가 되면서 승부는 3게임으로 향했다. 두 번째 게임도 32분이나 펼쳐졌다.
이미 한 시간을 싸운 안세영과 천위페이는 확실히 발놀림이 무거워진 모습이었다. 3게임 초반 집중력은 천위페이가 조금 더 좋아 보였다. 천위페이는 3점을 먼저 올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3-6에서 몸을 던지는 수비이자 사이드 라인에 정확히 떨어지는 공격으로 귀중한 1점을 챙겼다. 해설진도 "말도 안 된다. 천위페이는 이보다 더 잘할 수가 없었다"라고 감탄할 정도로 멋진 플레이였다.
흐름을 되찾은 안세영은 10-10 동점을 만들었고, 한 점 뒤진 채 인터벌을 맞았다. 그리고 안세영은 14-15에서 끈질긴 수비와 정확한 공격으로 5득점을 몰아치며 19-15로 승기를 잡았다. 결국 천위페이가 마지막 공을 받아내지 못하고 쓰러지면서 결승 진출의 주인공은 안세영이 됐다. 
1시간 27분의 혈투를 마친 안세영과 천위페이는 나란히 코트 위에 몸을 던진 뒤 악수했다. 해설진은 "안세영이 더 강했다. 환상적인 여자 단식 준결승 경기였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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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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