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9회' K리그 오심 3배 급증... 中도 안 하는 KFA '심판 제 식구 감싸기', 언제 뿌리 뽑히나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5.10.25 07: 56

A대표팀 감독 선임을 몇 달째 못하고 있는 중국축구협회(CFA)지만 대한축구협회(KFA)가 본받아야 할 점이 있다. ‘제 식구 감싸기’에서 먼 CFA 심판 심사위원회의 즉각적이고 투명한 일처리다.
CFA 심판위원회는 지난 22일 “전날(21일) 중국 슈퍼리그(1부)와 2부 리그 소속 구단들의 심판 판정 불만 3건이 접수돼 심판 심사회의를 개최, 정심 2개 오심 1개 결론이 나왔다”라고 발표했다. 
친절히 논란이 된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며 판정 불만을 제기한 구단과 팬들의 이해를 도왔다. ▲어떤 상황이 문제로 지적됐는지 ▲당시 심판은 어떤 판정을 내렸는지 ▲피해 구단은 무슨 근거로 오심이라고 주장하는지 ▲회의 결과 정심 혹은 오심 이유 등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CFA는 “오심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 징계가 따른다”라고 명확히 했다. 
또 “공평함과 공정함 원칙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구단의 피드백, 항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그중 항의 요건을 갖춘 사례에 대해 평가를 진행해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CFA는 매주 구단들로부터 공문을 통해 납득 어려웠던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를 적극적으로 받는다. 회의에서 ‘오심’ 결론이 나면 잘못 판정한 심판이 100% 징계를 받기 때문에 ‘혹시 우리 팀에 불이익이 올까’하는 두려움 없이 구단들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2020년부터 K리그 심판 운영 전권을 쥐고 있는 KFA도 한때 K리그 매 라운드가 끝난 뒤 홈페이지를 통해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를 공개했지만, 이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이후 KFA의 ‘심판 제 식구 감싸기’ 경향은 날로 커지고 있다. 눈치 봤던 장치 하나가 없어지니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구단이 보고 있다. 명백히 오심이 의심되는 판정으로 경기 내 불이익을 봐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으면 KFA가 반응하지 않으니 참고 넘어가는 쪽을 선택한다.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배정정지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경기에 배정되는 상황도 나오다 보니 구단 입장에선 판정 불만 어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CFA처럼 공정한 심판위원회를 현재 KFA에 기대하기엔 현실 불가능에 아까운 구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프로축구 오심이 K리그1에서 34건, K리그2에서 45건 발생했다. 총 79건에 달하는 오심이 있었다. 이는 지난해 K리그1 8건, K리그2 20건에 비해 각각 4.25배, 2.25배 급증한 수치다. 
2025년 들어 K리그 경기 오심 수위도 상당히 높아졌다. 오심 총 79건으로 인해 심판의 1경기 배정정지가 나온 건 38건으로 전체의 48.1%를 차지한다. 3경기 이상 중징계 경우는 40건(50.6%)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전체 오심의 60~75%가 1경기 정지로 마무리됐지만 올해 들어선 3경기 이상(최대 5경기) 배정 정지 사례가 급증한 것이다. 중징계 건이 수직상승 했단 건 심판으로서 해선 안될 판정이 과거보다 올해 상당히 많이 일어나고 있단 것을 뜻한다.
[사진] K리그1 제주-전북전 오심이 의심되는 상황 / 쿠팡플레이 캡처
가장 최근 나온 심각한 오심 사례는 지난 3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 경기에서 나온 ‘페널티킥 미판정'이다. 전북 공격수 전진우가 제주 박스 안에서 쐐기골을 넣고자 몸을 돌려 슈팅을 하려고 할 때 제주 수비수 장민규에게 발목을 밟혀 쓰러졌지만 이동준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중계화면으로만 봐도 파울이 상당히 의심 가는 상황이었지만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골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 땐 비디오 판독(VAR)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주심은 강하게 항의하는 거스 포옛 전북 감독에게 경고를 줬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KFA 심판위원회는 프로 평가 패널 회의 안건으로 전북 경기 심판 판정을 다룬 뒤 ‘오심’ 결론을 냈다. 최소 VAR을 봤어야 했다고 인정하면서 “외부의 비난이나 압박이 판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해 해당 심판의 한 주 경기 배정을 제외했다”라고 전했다. 오심에 따른 징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아닌, 정신적으로 약해질 심판을 걱정하는 발언을 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사진] 문진희 KFA 심판위원장 / HOT다리영표:전술의재발견 유튜브 화면 캡처
문진희 KFA 심판위원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K리그 오심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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