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끝없는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때 중국 쇼트트랙의 희망으로 불리던 그가 연이은 부진 속에 대표팀 내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린샤오쥔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퀘벡 몬트리올의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남자 1000m 본선에서 조 최하위로 밀리며 탈락했다. 결승 진출은커녕 준결승의 기세도 이어가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레이스를 마쳤다.
이미 1주일 전 치른 1차 대회에서도 린샤오쥔은 번번이 벽을 넘지 못했다. 세 종목(500m·1000m·1500m)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2차 대회를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던 각오는 끝내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주력거리인 500m와 1500m에서 반칙 실격을 당하며 자멸했고 유일한 희망이었던 1000m에서도 본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경기 내용 역시 전성기 시절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타트 타이밍과 코너 진입 각도가 흔들리며 리듬을 잃었고, 후반 추월 상황에서도 예전의 폭발적인 스퍼트가 나오지 않았다. 몸 상태보다는 경기 감각과 자신감의 문제로 보였다.
중국 내 여론은 싸늘하다. 포털 소후닷컴은 “이대로라면 파리 올림픽 출전은 어렵다”, “대표팀의 린샤오쥔 선택은 실패였다”, “돌아올 이유가 없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빙상협회가 귀화 스타의 명성을 앞세워 그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한 판단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팀 내부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넷이즈에 따르면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차 대회 직후 별도의 휴식기 없이 곧바로 해외 훈련을 결정했다. 대회가 끝난 직후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올랐으며 약 한 달간 네덜란드에서 체계적인 전지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기술과 체력을 동시에 점검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린샤오쥔도 집중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의 목적은 분명하다. 연이은 월드투어 부진을 끊고 올림픽 선발 경쟁에 앞서 팀 전반의 경기력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넷이즈는 “네덜란드 전훈 이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리는 3차 대회(11월 20일 개막)가 향후 대표팀 구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린샤오쥔에게 이번 한 달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