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채유정' 15년 국가대표 전격 은퇴...'올림픽 4강·韓 배드민턴 20년 만 쾌거' 커리어 마친다→이종민·안세영 후배들도 응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0.24 13: 01

15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던 배드민턴 선수 채유정(30, 인천국제공항)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채유정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드디어 국가대표로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끝이 났다! 어떻게 보면 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은퇴한다고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많은 분들이 이유를 물어보셔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올해 들어부터 계속 생각해 왔던 부분이었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혼합복식 종목에 있어서 선발전 자체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저는 여자복식으로 선발전을 뛰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긴 시간을 혼복선수로 쭉 달려왔다. 그러다 보니 여자복식으 도전하기에는 너무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았다. 또 다시 들어올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채유정은 "대표팀 15년 생활에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했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힘들 때 많은 선생님들과 동료,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저를 믿어주셨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22일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 오픈 혼합복식 32강전이 채유정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이종민과 호흡을 맞춘 그는 알렉스 던, 줄리 맥퍼슨(스코틀랜드)을 상대로 1-2(21-14 12-21 16-21)로 아쉽게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이를 끝으로 코트를 떠나기로 결심한 채유정. 그는 "마지막 무대다 보니 종민 조카도 저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오늘 경기에 범실이 많았다. 제가 잘 다독이면서 했었어야 했는데 저 또한 마지막 경기라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지 종민 조카를 다그쳤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미안하다 종민아"라고 '파트너' 이종민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채유정은 "그래도 은퇴 무대이니 좋은 마음으로 경기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종민 조카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제가 아니라 어느 누군가와 하더라도 더욱 더 잘 할 선수라 믿는다! 다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후배 선수들도 채유정의 결정을 응원하며 따뜻한 응원을 남겼다. 안세영은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다. 앞으로도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응원한다"라고 적었고, 이종민은 "올해부터 저랑 파트너하느라 고생 많으셨고, 누나 덕분에 많이 배우고 성장한 것 같다. 앞으로도 항상 응원하겠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췄던 서승재 역시 "15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많은 걸 함께 이뤄낼수 있었고 앞으로도 응원할게요"라고 남겼다.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성 복식 8강 한국 서승재-채유정 조와 홍콩 탕천만-체잉수 조의 경기가 열렸다.한국 서승재-채유정은 홍콩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한국 서승재-채유정 조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4.08.01 / dreamer@osen.co.kr
성일여고 출신 채유정은 19살 때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성장했고, 2017년 수디르만컵 혼합복식에서 최솔규와 듀오를 이루며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부터는 서승재와 호흡을 맞추며 2020 도쿄 올림픽 8강, 2023 세계선수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과 혼합복식 동메달 등의 성과를 냈다.
특히 채유정과 서승재가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건 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 20년 만의 쾌거였다. 결승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을 2-0으로 잡아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후로도 채유정은 서승재와 함께 여러 대회에 출전해 활약했다. 마지막 호흡은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이었다. 둘은 4강까지 승승장구했지만, 구토 투혼까지 펼친 김원호-정나은 조와 혈투 끝에 1-2로 졌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서승재는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남자복식만 소화하기로 결정했고, 채유정은 11살 차이 나는 이종민과 새로운 듀오를 결성했다. 그러나 채유정은 프랑스 오픈을 고별전으로 15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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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터 스포츠, 대한배드민턴협회, 채유정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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