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왕' 린샤오쥔 향한 중국 언론의 방탄 수호, "우리 영웅 괴롭히지마"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23 00: 45

중국 언론이 귀화 선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28)의 부진을 두고 오히려 감싸고 나섰다.
린샤오쥔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주종목인 500m와 1500m에서 모두 실격당했고, 1000m에서는 넘어지며 완주조차 하지 못했다.

16일 500m 예선에서 그는 프랑스의 쿠엔튼 페르콕과 충돌 후 넘어졌고, 심판은 린샤오쥔의 과실로 판단해 실격을 선언했다. 같은 날 1500m 준준결승에서도 주행 방해 판정을 받아 또 한 번 실격 처리됐다.
월드투어 규정상 실격 선수에게는 패자부활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는 두 종목 모두 0점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마지막 1000m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예선에서 넘어지며 체력 소모가 컸고, 가까스로 패자부활전을 거쳐 준준결승에 올랐지만 결국 탈락했다.
반면 중국 대표팀 동료 류샤오앙과 쑨룽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며 체면을 세웠다. 린샤오쥔의 부진은 자연스럽게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지난 21일 “한국은 린샤오쥔을 버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를 ‘반칙왕’이라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매체는 “한때 세계 정상급 기술을 자랑했던 선수를 그렇게 부르는 건 불공정하다”며 “그가 실격당한 건 불운일 뿐, 악의적 의도는 없었다”고 옹호했다.
린샤오쥔은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로, 한국의 첫 금빛을 안긴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2019년 훈련 중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당시 린샤오줜는 “오해였다”고 주장했지만, 대한체육회의 재심 기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이 무산됐다. 결국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선택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었다.
귀화를 앞두고 가진 마지막 한국 언론 인터뷰에서 린샤오쥔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으로 건너가 논란을 자초했다. 2021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그는 중국 국적을 취득한 뒤였다.
귀화 이후 그는 꾸준히 중국 내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2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 위에서 중국 국가를 열창하며 ‘중국의 영웅’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그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 월드투어 2차 대회에서 2연속 실격, 1000m 낙마 등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표팀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류샤오앙, 쑨룽, 리원룽 등 젊은 세대가 빠르게 성장하며 린샤오쥔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은 그를 비판하기보다 보호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후닷컴은 “린샤오쥔을 향한 한국의 비난은 부당하다. 진짜 반칙이 더 많은 선수는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한국은 과거의 영웅을 폄하하고 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시나스포츠’는 “린샤오쥔은 부진했지만 여전히 팀 내에서 가장 성실한 선수 중 하나다. 그를 향한 악의적 평가가 그의 집중력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린샤오쥔의 최근 성적은 위기 그 자체다. 올 시즌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고, 세 차례 실격을 당하며 올림픽 쿼터 포인트 확보에도 실패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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