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팅엄 포레스트가 39일 만에 엔지 포스테코글루(60, 호주) 감독을 경질하고, 션 다이치(54, 잉글랜드)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노팅엄 구단은 21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이치 감독과 2027년 여름까지 계약을 체결했다”며 “오는 23일 포르투(포르투갈)와의 유로파리그 경기부터 벤치를 지휘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성명에서 “다이치 감독은 노팅엄 유스팀 출신으로, 구단과 팬들이 지닌 가치와 자부심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30경기 이상을 지휘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조직적인 수비, 강한 정신력, 세트피스 활용 능력으로 팀을 성장시켜왔다”고 평가했다.



다이치 감독은 노팅엄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1987년부터 1989년까지 노팅엄 유스팀에서 뛰었던 그는 당시 브라이언 클러프 체제 아래 성장했지만, 아쉽게도 성인팀에서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4부리그 체스터필드에서 프로 데뷔를 이루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브리스톨 시티, 루턴 타운, 밀월, 왓퍼드 등에서 활약하며 잉글랜드 하부리그 무대에서만 520경기를 소화했다. 화려한 커리어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꾸준함과 근성으로 팀 내 리더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성실함은 훗날 지도자로 변신한 뒤 그의 전술 철학의 근간이 됐다.
2006-2007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다이치는 2007년 왓퍼드 U-18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1년 6월 왓퍼드 1군 감독으로 승격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그는 한정된 전력에도 불구하고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하며 잉글랜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각인시킨 무대는 번리였다. 2012년 10월부터 10년 가까이 번리를 지휘하며 ‘잔류의 달인’으로 불렸다. 특히 2013-2014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EPL 승격을 이뤄냈고, 2015-2016시즌에는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번리를 EPL로 올려놓았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강력한 압박과 단단한 수비,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집중력을 무기로 EPL 생존을 반복해냈다. 그 결과 번리는 ‘작지만 단단한 팀’의 상징으로 불렸고, 다이치는 ‘현실주의 축구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2023년 1월 다이치는 위기에 빠진 에버턴의 지휘봉을 잡았다. 재정난과 부상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그는 단기간 내 팀을 안정시켜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1년 만에 경질되며 지도자 커리어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번 노팅엄행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명예 회복의 기회다. 무엇보다 자신이 유소년 시절 몸담았던 팀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현지 언론 ‘BBC’는 “다이치는 노팅엄 팬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유형의 감독이다. 그는 근성, 단결력, 실용주의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노팅엄은 현재 리그 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불안한 수비와 경기 내 집중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다이치의 강점인 ‘조직력 강화’와 ‘세트피스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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