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작별' 손흥민이 옳았나...'동갑내기' 살라, 역대급 부진→"이젠 선발 빼야 돼" 리버풀 전설도 일침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0.21 15: 30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의 추락세가 심상치 않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5-2026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리버풀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공식전 4연패의 늪에 빠졌고, 프리미어리그 기준 개막 5연승 뒤 3연패를 기록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 또한 2016년 이후 9년 만에 안필드에서 맨유를 상대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부진과 골대 불운이 겹쳤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브라이언 음뵈모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이후 코디 각포를 중심으로 맨유 골문을 열심히 두드렸지만, 각포의 슈팅이 3번이나 골대를 때리며 땅을 쳤다.
맨유와 공방을 주고받던 리버풀은 후반 33분 각포의 동점골로 어렵게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불과 6분 뒤 해리 매과이어의 타점 높은 헤더에 결승골을 허용하며 안방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시즌 초반 연승을 질주할 때부터 지적됐던 무딘 공격력과 불안한 수비 조직력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살라의 부진이 결정적 패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이번에도 우측 윙어로 선발 출전했지만, 또 한 번 침묵했다. 0-1로 뒤지던 후반 20분 골문 앞에서 결정적 기회를 맞기도 했으나 어설픈 슈팅으로 유효 슈팅조차 만들지 못했다. 퍼스트 터치부터 슈팅까지 살라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1992년생 살라는 아르네 슬롯 감독 밑에서 전술적으로 특혜까지 받는다. 슬롯 감독은 만 33세가 된 그의 수비 가담을 최소화해주는 대신 공격에서 파괴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팀 전체가 살라의 활약을 위해 조금씩 희생하고 있는 셈.
하지만 살라는 아무런 존재감도 드러내지 못하며 후반 40분 교체됐다. 영국 현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스탠다드'는 "프리미어리그 최근 4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살라의 또 다른 조용한 경기였다. 케르케즈의 패스로 박스 안에서 자유로운 기회를 잡았지만, 옆으로 날려버렸다. 살라에게는 실망스러운 오후였다"라며 그에게 평점 4점을 줬다.
'미러' 역시 "살라는 수년간 맨유를 괴롭히는 골칫거리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황금 찬스를 골대 뒤로 날려버렸다. 또 다시 침묵했다"라며 평점 5점을 매겼다. '골닷컴'도 살라에게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황금 찬스를 놓쳤다. 8야드 거리에서 슈팅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보통 이런 경기에서 활약하는 리버풀의 핵심인 살라에겐 놀랍도록 조용한 오후였다"라고 혹평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살라의 부진이 이번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는 이번 시즌 최악의 모습으로 지적받고 있다. 살라는 리그 8경기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지만, 그마저도 한 골은 페널티킥 득점이다.
어느덧 7경기째 필드골이 없다. 이는 살라가 2017년 리버풀에 합류한 뒤후 처음 있는 일이다. 살라는 안 그래도 수비 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공격 파괴력까지 떨어지다 보니 팀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팀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리버풀이 4연패에 빠진 것도 살라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살라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9골 18도움을 터트리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새로 썼기에 더욱 충격적인 추락이다. 리버풀도 2년 재계약을 맺으며 신뢰를 보냈지만, 여기에 전혀 보답하지 못하고 있는 살라다. 한 시즌 만에 심각한 '에이징 커브'가 오고 만 것.
리버풀 출신 제이미 캐러거는 슬롯 감독에게 살라를 선발 제외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금 살라는 모든 경기를 뛰어선 안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가 선발 명단에 첫 번째로 적히는 이름이 되어선 안 된다"라며 "리버풀은 프랑크푸르트, 브렌트포드와 두 차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난 살라가 둘 다 선발로 나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전설' 손흥민과는 다른 행보다. 살라와 동갑내기인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10년 만에 토트넘과 인연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하며 토트넘의 17년 무관 탈출을 함께한 뒤 아름다운 작별을 택했다.
새로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토트넘 측은 손흥민을 붙잡으려고도 해봤지만, 손흥민이 최고의 모습으로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도 이를 존중해 더 많은 이적료를 포기하면서 그가 원하는 곳으로 이적할 수 있도록 허락했고, 손흥민은 LAFC에 합류하며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무대로 건너갔다.
그런 만큼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 팬들이 매우 사랑하는 선수 중 한 명로 남아있다. 최근 토트넘 보드진이 경기장 주변에 전설들의 동상을 재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손흥민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리버풀에서 최악의 시기를 보내며 팬들의 비판에 직면한 살라다. 그 역시 명실상부한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의 레전드지만, 부진이 계속된다면 명성이 깎이는 게 당연하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살라로서는 이를 악물고 실력으로 민심을 되찾거나 자신도 한계에 다다랐음을 인정하고 퇴장을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살라, ESPN, 라이브 스코어, 토트넘 소셜 미디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