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모하메드 살라(33, 리버풀)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이제는 영웅이 아닌 범인이 되고 말았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5-2026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리버풀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공식전 4연패의 늪에 빠졌고, 프리미어리그 기준 개막 5연승 뒤 3연패를 기록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 또한 2016년 이후 9년 만에 안필드에서 맨유를 상대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부진과 골대 불운이 겹쳤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브라이언 음뵈모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이후 코디 각포를 중심으로 맨유 골문을 열심히 두드렸지만, 각포의 슈팅이 3번이나 골대를 때리며 땅을 쳤다.
맨유와 공방을 주고받던 리버풀은 후반 33분 각포의 동점골로 어렵게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불과 6분 뒤 해리 매과이어의 타점 높은 헤더에 결승골을 허용하며 안방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시즌 초반 연승을 질주할 때부터 지적됐던 무딘 공격력과 불안한 수비 조직력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이번에도 살라의 부진이 뼈아팠다. 알렉산더 이삭을 비롯한 플로리안 비르츠, 밀로시 케르케즈 등 신입생들은 물론이고 팀 전체적인 퍼포먼스가 아쉬웠지만, 그중에서도 살라의 기량 저하가 가장 눈에 띄었다.
1992년생인 살라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9골 18도움을 터트리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이에 리버풀도 2년 재계약을 맺으며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살라는 이번 시즌 최악의 모습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는 리그 8경기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지만, 그마저도 한 골은 페널티킥 득점이다. 어느덧 7경기째 필드골이 없다. 이는 리버풀 이적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살라는 안 그래도 수비 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공격 파괴력까지 떨어지다 보니 팀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팀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맨유전에서도 살라의 부진이 지적됐다. 그는 0-1로 뒤지던 후반 20분 골문 앞에서 결정적 기회를 맞았지만, 어설픈 슈팅으로 유효 슈팅조차 만들지 못했다. 퍼스트 터치부터 슈팅까지 살라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영국 현지에서도 살라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스탠다드'는 "프리미어리그 최근 4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살라의 또 다른 조용한 경기였다. 케르케즈의 패스로 박스 안에서 자유로운 기회를 잡았지만, 옆으로 날려버렸다. 살라에게는 실망스러운 오후였다"라며 그에게 평점 4점을 줬다.
'미러' 역시 "살라는 수년간 맨유를 괴롭히는 골칫거리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황금 찬스를 골대 뒤로 날려버렸다. 또 다시 침묵했다"라며 평점 5점을 매겼다. '골닷컴'도 살라에게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황금 찬스를 놓쳤다. 8야드 거리에서 슈팅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보통 이런 경기에서 활약하는 리버풀의 핵심인 살라에겐 놀랍도록 조용한 오후였다"라고 혹평했다.
이제는 살라를 선발에서 빼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살라를 내쫓을 시간이다. 제이미 캐러거는 안필드 영웅이 쇠퇴할 수 있다는 주요 징후가 드러나자 아르네 슬롯 감독이 잔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살라가 더 이상 리버풀의 자동 선발 선수가 되어선 안 된다고 슬롯 감독에게 경고했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 출신 캐러거는 "지금 살라는 모든 경기를 뛰어선 안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가 선발 명단에 첫 번째로 적히는 이름이 되어선 안 된다"라며 "리버풀은 프랑크푸르트, 브렌트포드와 두 차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난 살라가 둘 다 선발로 나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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