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플릭(60) 감독의 '즉흥적인 선택'이 FC 바르셀로나에 값진 승점 3점을 안겼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26)가 있었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한지 플릭 감독이 경기 막판 아라우호에게 '최전방에서 뛸 수 있겠냐'고 물었고, 그 대화가 이번 더비의 운명을 바꿔놓았다"라고 보도했다.
18일 열린 2025-2026시즌 라리가 10라운드 지로나전. 몬주익 올림픽 스타디움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직전 세비야전 패배에 이어 또 한 번의 무승부가 눈앞에 다가왔고, 바르셀로나는 리그 선두 레알 마드리드를 추격할 기회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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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플릭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7분, 그는 수비수 아라우호를 미드필더 카사도의 자리에 투입하며 공격 최전방에 세웠다. '크루이프의 알렉산코 실험'을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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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극적이었다. 추가시간, 루니 바르다지의 패스를 받은 프렝키 더 용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아라우호가 상대 골키퍼 가자니가를 넘기는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단 한 번의 기회, 단 한 번의 터치. 그 한 방으로 바르셀로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살아나게 했다.
스포르트에 따르면 플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교체를 고민하던 중 아라우호에게 '공격수로 뛸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가능하다'고 답했다"라며 웃었다.
아라우호 역시 경기 후 '다즌(DAZN)'과의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최전방에서 뛸 수 있겠냐'고 물으셨고, '그럼요, 들어가면 골 넣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웃었다. 하지만 진짜 그렇게 됐다.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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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는 경기 내내 집중력 부족과 미드필드 불안으로 고전했지만, 결국 수비수가 공격수로 변신해 팀을 구해냈다. 스포르트는 "플릭의 결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온 '챔피언의 운'이었다"라며 "이 승리가 시즌 막판 리그 우승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아라우호는 이번 시즌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오비에도전 이후 한 달 만의 골이었다.
한편, 이번 승리로 바르셀로나는 리그 2위로 올라서며 레알 마드리드를 압박했다. 레알이 헤타페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바르셀로나는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선두에 오를 수도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