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천재 소년, 팬들에게 사인 거부 선언..."내 사인? 돈 주고 사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9 00: 14

 18세 천재 공격수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상업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17일(한국시간) “야말이 더 이상 팬들에게 무료로 사인을 해주지 않는다. 훈련지인 시우타트 에스포르티바에서도 사인을 요청받으면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다만 사진 요청에는 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야말의 사인이 ‘상업 계약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야말은 최근 자신이 직접 한 사인을 활용한 머천다이즈 판매 계약을 추진 중이다. 한 전문 수집품 웹사이트로부터 제안을 받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계약이 체결되면, 야말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 축구화, 카드, 굿즈 등은 모두 ‘유료 한정판’으로만 판매될 예정이다. 그의 매니지먼트 팀은 이미 ‘무분별한 사인 금지’ 지침을 내린 상태다. 이제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그를 붙잡고 사인을 받는 모습은 보기 힘들게 됐다.
바르셀로나 구단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공식 행사나 스폰서 관련 이벤트에 필요한 선수 사인은 별도로 확보할 예정이지만, 야말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야말은 이런 변화에 대해 “이건 상업적 가치의 일부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들이 내 활동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야말의 무료 사인 중단 소식에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팬은 SNS를 통해 “18살짜리 아이가 이렇게 돈에 집착하다니 실망스럽다. 정말 유치하고 속물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팬은 “선수에게 받는 사인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추억이다. 이걸 상업적으로 만든다면 팬심은 멀어진다”고 토로했다.
어린 팬들에겐 더욱 충격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몇 초 동안이라도 우상과 교감할 기회를 잃었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한 팬은 “2012년 로번에게 사인을 받았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추억을 돈으로 바꾸는 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야말을 향한 비판이 커지는 이유는 최근의 태도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스페인 ‘카데나 세르’에 따르면, 야말은 최근 한스 플리크 감독의 팀 미팅에 지각했다. 플릭 감독은 징계성 조치로 챔피언스리그 PSG전 선발에서 제외했지만, 구단 스포츠 디렉터 데쿠가 중재에 나서면서 선발로 복귀했다. 야말은 결국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내부에서는 “감독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은 단순한 지각 문제가 아니었다. 18세의 슈퍼스타가 자신을 둘러싼 ‘특권의식’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팬들이 야말의 상업적 행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축구보다 ‘브랜드’가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다.
야말은 단 12세의 나이에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해 천재로 불렸다. 2024 유로 대회에서는 스페인 대표팀의 최연소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고, 올해 발롱도르에서는 무려 2위를 차지했다. 어린 나이에 세계 축구의 상징이 된 셈이다.
그만큼 돈과 명예도 몰려왔다. 현재 그의 주급은 27만 6000파운드(약 5억 3000만 원)에 달하며, 계약서에는 10억 유로(약 1조 7000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미 바르셀로나 내 최고 연봉자 중 한 명이다. 동시에 아디다스, 코나미, 파워에이드, 오포(OPPO), 네스퀵 등 글로벌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며 유니세프 홍보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수식어들이 그의 순수성을 지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스페인 언론은 “야말은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금의 논란은 그가 ‘슈퍼스타’이기 이전에 아직 성장 중인 소년이라는 사실을 잊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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