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로 주전 감각 흔들린 김민재, 세리에 A 빅클럽도 시큰둥..."본인의 선택이 필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8 05: 43

‘괴물’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다시 유럽 이적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세리에A를 지배했던 남자. 그러나 독일 무대에서는 그림자가 길어지고 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15일(한국시간) “김민재가 바이에른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세리에A 복귀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다만 연봉 900만 유로(약 150억 원)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보도했다.
‘괴물 수비수’라는 별명으로 유럽을 뒤흔들던 나폴리 시절의 김민재는 어디로 갔을까. 2022-2023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끈 그는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하며 유럽 최고 클래스의 중앙 수비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화려한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거액의 바이아웃을 지불한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이적 이후, 김민재는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가제타는 “김민재는 이미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매물로 분류됐다. 바이에른 내부에서는 그의 입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1월에도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바이에른의 수비 라인은 김민재에게 가혹하다. 요나탄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리흐트까지 모두 건강하게 복귀하며 김민재의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분데스리가 6경기 326분 출전에 그친 수치는 뼈아프다. 팀 내 경쟁에서 밀린 그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고, 구단은 자연스럽게 ‘고액 연봉 감축 카드’로 그를 검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리에A는 여전히 김민재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 유벤투스와 AC 밀란이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다. 유벤투스는 브레메르의 부상 공백을 메울 대체자를 찾고 있으며, 밀란은 얇은 수비 뎁스 보강이 절실하다. 두 팀 모두 김민재의 ‘클래스’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현실적인 비용이다.
김민재의 현재 연봉은 약 900만 유로. 세리에A 대부분의 구단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유벤투스가 팀 내 최고 연봉자인 블라우비치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700만 유로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민재의 몸값은 명확히 ‘넘사벽’이다. 이탈리아 언론은 “김민재가 진심으로 복귀를 원한다면, 연봉을 30% 이상 줄여야 할 것”이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가제타는 “김민재는 여전히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평가받는다. 사우디의 거액 제안을 거절한 이유도 그가 최고 무대에서 싸우길 원했기 때문”이라며 “세리에A 복귀는 다시 주전으로 설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의 시선은 냉정하지만 여전한 기대가 공존한다. 나폴리 팬들은 “김민재가 돌아온다면 스쿠데토의 꿈을 다시 꿀 수 있다”고 외치고 있고, 유벤투스 팬들은 “그가 온다면 세리에의 질서가 다시 바뀔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결국 선택은 김민재에게 달려 있다. 높은 연봉을 지키며 벤치 신세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몸값을 낮추고 다시 그라운드의 중심으로 복귀할 것인가. 그의 결정 하나가 커리어의 방향을 바꿀 것이다.
‘괴물’이라는 이름은 결코 가벼운 수식어가 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별명이 아니라, 증명된 자만이 다시 쓸 수 있는 칭호다. 김민재가 다시 그 이름을 되찾고 싶다면, 스스로를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
유럽은 여전히 그를 원한다. 하지만 더 이상 과거의 영광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세리에A가 그를 기억하듯, 김민재 역시 자신이 어떤 수비수였는지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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