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가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갈까. 한때 유럽을 뒤흔들었던 ‘세리에 A의 김민재’가 또다시 이적설의 중심에 섰다.
이탈리아의 대표 스포츠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15일(한국시간) “김민재는 바이에른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유벤투스와 AC 밀란이 그를 주시 중이다. 다만 연봉 900만 유로(약 149억 원)가 걸림돌”이라고 보도했다.
김민재는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우승(스쿠데토)을 이끌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이 5700만 유로(약 942억 원)의 바이아웃을 지불하며 그를 영입했다. 아시아 수비수로서는 역대 최고 금액이었다.
하지만 독일 무대는 예상보다 험난했다.
김민재는 첫 시즌부터 사실상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혹사에 시달렸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뛰던 그는 점차 피로 누적과 실수로 이어졌고, 독일 현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특히 올봄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주요 경기에서의 결정적 실책은 그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새 시즌 상황은 더욱 어렵다.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요나탄 타가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현재 콤파니 감독은 다요 우파메카노와 타를 주전 센터백으로 낙점한 상태. 김민재는 최근 6경기에서 단 326분만을 소화했다. 주전에서 완전히 밀린 셈이다.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구단들의 시선이 다시 모이고 있다. ‘가제타’는 “김민재는 독일에서 빠르게 잊혔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매물로 거론됐다. 다음 두 달 안에 반전이 없다면, 1월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이미 여러 이탈리아 빅클럽의 레이더망에 올라 있다. 친정팀 나폴리는 물론이고, 유벤투스·밀란·인터 밀란 등 세리에 A를 대표하는 강호들이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벤투스는 브레메르가 무릎 수술로 이탈하고 후안 카발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 공백이 커진 상태다.
밀란 역시 불안한 수비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 수비수’ 영입을 원하고 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마테오 모레토 역시 “김민재는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이적을 고려할 수 있다. 입지를 잃은 지금, 세리에 A에서 제2의 전성기를 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매년 900만 유로(약 149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다. 세리에 A 대부분의 클럽에게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가제타’는 “김민재는 지난 여름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액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여전히 최고 수준 리그에서 경쟁하길 원한다. 세리에 A는 그에게 완벽한 무대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900만 유로는 이탈리아 빅클럽에게도 지나치게 높은 연봉이다. 특히 수비수 포지션이라면 더욱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결국 김민재가 세리에 A로 돌아가기 위해선 일정 부분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그가 출전 시간을 선택할지, 안정적인 수입을 지킬지는 오직 본인의 판단에 달렸다.
또 하나의 변수는 ‘감정’이다. 유벤투스와 나폴리는 북부와 남부를 대표하는 라이벌 관계로, 팬들 간의 대립은 전쟁에 가깝다. 지난 2016년 나폴리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한 곤살로 이과인은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유니폼이 불태워지고 현지 팬들의 분노를 샀다.
김민재 역시 나폴리의 ‘우승 상징’ 중 한 명이다. 그가 만약 유벤투스로 향한다면, 나폴리 팬들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적이 단순한 커리어 선택이 아닌 ‘감정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김민재의 출전 시간 부족은 한국 대표팀에도 큰 고민이다. 그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절대적인 핵심 수비수로,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수비 라인을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계속 벤치에 머무른다면 경기 감각 저하로 이어지고 대표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단기 임대 이적은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0하지만 바이에른이 시즌 도중 김민재를 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파메카노와 타 역시 부상 이력이 많아, 백업 자원을 쉽게 포기할 리 없다. 결국 김민재는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선택해야 한다.
출전 시간을 위한 리턴이냐, 명문 클럽의 경쟁 잔류냐. 유럽 축구계는 다시 그를 주목하고 있다. ‘괴물’의 다음 행선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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