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캡틴 손흥민(33·LAFC)이 또 한 번 역사를 쓰고 팬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손흥민은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10월 A매치 일정을 마친 뒤 소감을 전했다. 그는 “치 138경기,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들을 함께한 선수들, 스태프, 그리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어릴 적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셔서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하루하루 발전하며 다가올 월드컵 준비도 최선을 다하겠다. 10월 한 달 동안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두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짧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글이었다. 한국 축구의 얼굴이 된 손흥민은 ‘캡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팬과 팀, 그리고 국가를 향한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전에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137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홍명보 감독과 차범근 전 감독(각 136경기)을 제치고 한국 축구 대표팀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웠다.
15년 넘게 깨지지 않던 대기록이었다. 그는 이후 파라과이전에도 선발로 출전하며 138번째 A매치를 치렀고, 이제 그 이름은 단순한 선수 명단이 아닌 ‘한 시대의 상징’이 됐다.
차범근 전 감독은 14일 파라과이전 킥오프 직전 직접 현장을 찾아 ‘137’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전달했다.
선배의 축하를 받은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존경해온 분과 같은 경기장에서 이런 순간을 맞이해 영광이다. 한국 축구의 영웅에게 직접 축하를 받아 너무 기쁘다. 먼 길 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에게 이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2010년 12월 시리아전에서 18세 신예로 데뷔한 이후 15년 동안, 세 번의 월드컵과 세 번의 아시안컵을 거치며 그는 한국 축구의 중심으로 서왔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월드컵 골, 그리고 주장 완장까지. 손흥민은 시대를 대표하는 이름이자,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 됐다.
손흥민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부분은 ‘지속성’이다. 유럽에서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도 대표팀 소집에 성실히 응했고, 부상 중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언제나 같은 손흥민’이라는 믿음은 팬들에게 안정감을, 후배 선수들에게는 롤모델의 의미를 남겼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기준을 새로 세운 선수다.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태도, 헌신, 리더십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평했다.
이제 손흥민은 곧바로 소속팀 LAFC로 복귀한다. LAFC는 오는 19일 콜로라도주 덴버의 딕스 스포팅 굿즈 파크에서
콜로라도 라피즈와 MLS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단순한 시즌 마무리가 아니다. 2위 탈환이 걸린 ‘결승전’이다.
한때 6연승으로 서부 콘퍼런스 선두까지 위협하던 LAFC는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가 A매치 차출로 빠지며 흔들렸다.
공격 밸런스가 무너지고, 결정력이 떨어지면서 최근 경기력은 다소 정체됐다. 현재 LAFC는 승점 59로 3위, 2위 샌디에이고(승점 60)와는 단 1점 차다.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과 부앙가는 단순히 득점만 하는 공격수가 아니다. 그들의 움직임과 연계는 팀 전체의 리듬을 바꾼다. 콜로라도전에서 그들의 에너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LS 공식 홈페이지 역시 “손흥민과 부앙가는 A매치 휴식기 전까지 팀의 최근 18골을 모두 합작한 핵심 듀오였다”며
그들의 복귀가 ‘LAFC의 부활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8경기라는 숫자 뒤에는 단 한 사람의 집념이 있다. 손흥민은 여전히 빠르고, 여전히 배고프다. 그는 “월드컵 준비 잘 해보겠다”는 말을 남기며 또 한 번의 여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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