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은퇴자’ 베일, 골프와 투자로 인생 2막 설계하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7 01: 16

‘토트넘의 전설’ 가레스 베일(36)이 축구화 끈을 풀고 난 뒤 느꼈던 현실적인 두려움을 고백했다.
베일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이 은퇴 뒤 파산했다는 기사를 자주 봤다. 그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늘 두려움을 줬다"고 털어놨다.
전 세계를 호령했던 슈퍼스타, 수천억 원의 재산을 가진 베일이 ‘돈’을 걱정했다니.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진심이었다. 그는 “돈이 많다고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그걸 지키는 법을 모르는 선수들이 많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베일은 2년 전, 33세의 나이에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토트넘과 레알 마드리드에서 황금기를 누린 스타였다. 레알 시절 UEFA 챔피언스리그 5회, 라리가 3회 우승을 포함해 총 2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웨일스 대표팀에서도 그는 ‘국가의 상징’이었다. A매치 111경기 출전으로 웨일스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두 차례의 유로 본선을 이끌며 국가적 영웅으로 남았다.
누가 봐도 완벽한 커리어였다. 하지만 그 화려한 순간 뒤에는 늘 불안감이 있었다. 베일은 “선수 시절엔 매주 월급이 들어온다. 그런데 은퇴하면 그게 끊긴다. 그 순간부터 현실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일은 선수 시절 막대한 연봉을 받았다. 2016년 레알과 총액 1억5000만 파운드(약 2858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고, 현재 추정 자산만 해도 1억2000만 파운드(약 2287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나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철저히 대비했다”고 강조했다.
베일은 많은 동료 선수들이 재정 관리 실패로 힘들어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많은 운동선수들이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른다"라면서 "경기장 밖에서도 항상 ‘최고’처럼 살고 싶어 한다.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다 보면 통제력을 잃는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베일은 현역 시절부터 ‘축구 이후’를 염두에 두고 재정 전략을 세웠다. 그는 “항상 축구 이후의 삶을 생각했다. 그쪽을 향해 한쪽 눈을 두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베일은 “은퇴하면 급여가 끊기고, 사람들은 그때 비로소 현실을 마주한다”며 “그래서 나는 일찍부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여러 영역에 돈을 나눠두는 ‘기둥 구조’를 만들었다. 한 기둥이 무너져도 전체가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일의 전략은 단순하지만 현실적이었다. 축구 외에도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는 것. 그는 미리 은퇴 후의 삶을 설계했고, 지금 그 결실을 차근히 거두고 있다.
베일은 은퇴 후에도 여전히 바쁘다. 그는 TNT 스포츠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축구와의 연결을 이어가고 있다. 고향인 카디프 도심에는 직접 운영하는 바(Bar)를 열었다. 웨일스 증류소에도 투자했고, 타이거 우즈가 주도하는 ‘TGL 골프 리그’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무엇보다 베일의 삶을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은 ‘골프’다. 골프 마니아로 유명한 베일은 매일같이 필드를 누비며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다. 그는 “이젠 경쟁이 아닌 균형의 시간”이라며 웃었다.
베일은 “축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지만, 인생은 축구로 끝나지 않는다. 나는 이제 내 시간을 내 방식대로 쓰고 싶다"라면서 자신의 인생 2막의 여유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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