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파라티치 단장이 결국 토트넘 홋스퍼로 다시 돌아왔다. 4년 전 그를 데려왔던 다니엘 레비 회장은 강제로 팀을 떠났지만, 파라티치는 복직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1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파라티치가 스포츠 디렉터로 클럽에 복귀했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 그는 요한 랑에 디렉터와 함께 팀을 이끌게 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토트넘 이적시장을 전반적으로 관리했던 레비 회장은 지난달 25년 만에 토트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대신 선임된 비나이 벤카테샴 토트넘 CEO는 이제 파라티치, 랑에 디렉터와 함께 '삼두 정치'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파라티치가 이적시장과 임대 및 선수 성장, 랑에가 스카우팅 및 경기력 분석과 아카데미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토트넘은 "이번 구조 개편은 모든 영역에서 리더십과 협력, 장기적인 의사 결정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파라티치와 랑에는 함께 클럽의 야심찬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며 "둘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선수 육성, 경기력 발전, 스카우팅 및 영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결정이 일관성을 갖게 될 거다. 하나의 중요한 목표, 즉 우승하는 월드클래스 팀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라티치 디렉터는 지난 2021년 여름부터 2023년 4월까지 토트넘에 몸담고 있었다. 그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얀 쿨루셉스키,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자신의 세리에 A 경험을 살려 이탈리아 무대의 뛰어난 선수들을 여럿 데려오며 주목받았다. 이들 모두 여전히 토트넘의 주축 자원으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파라티치 디렉터는 2023년 1월 유벤투스 시절 장부를 조작해 분식회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징계를 받았다. FIFA는 그에게 30개월간 이탈리아 내 자격 정지를 선언했고, 이탈리아 축구협회 요청을 받아들여 이를 전 세계로 확대했다.

결국 파라티치 디렉터는 토트넘을 떠나야만 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결별 후 리빌딩을 준비하던 토트넘으로서는 날벼락이었다. 항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파라티치 디렉터는 이후로도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물밑에서 토트넘에 여러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리고 파라티치 디렉터는 2년 6개월의 징계가 끝난 뒤 토트넘으로 복귀했다. 토트넘은 유벤투스에서도 수석 스카우트로서 페데리코 키에사, 마테이스 더 리흐트 등 여러 재능을 발굴했던 그의 안목에 기대를 걸고 있다. 레비 회장이 사실상 강제로 팀에서 쫓겨난 만큼 파라티치 디렉터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토트넘과 다시 손을 잡은 파라티치 디렉터. 그는 "내가 사랑하는 클럽에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 나는 랑에, 벤카테샴,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함께 몇 달 동안 컨설턴트로 일해왔다. 이제 런던으로 돌아가 정식으로 팀에 합류하게 된다. 정말 기대된다. 랑에와 협력함으로써 클럽과 팬들을 위한 특별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랑에 디렉터는 "난 토트넘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새로운 남자 축구팀 구조의 일원으로 파라티치와 함께 일하게 되어 기대된다. 우리 클럽에는 재능 있는 직원과 선수들이 있다.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앞날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파라티치 디렉터는 그와 친분이 깊었던 레비 회장이 떠나면서 토트넘 복귀가 불투명해 보였다. 지난여름엔 AC 밀란과 연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파라티치 디렉터에게 다시 신뢰를 보낸 토트넘이다.
영국 'BBC'는 "토트넘의 새로운 CEO가 파라티치 재고용 약속을 지켰다는 건 그의 명성을 증명하는 증거다. 파라티치의 매력은 분명하다. 그는 축구계에서 아주 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이적시장에서 파리티치의 노하우와 이해도는 토트넘에 계속해서 귀중할 것"이라고 짚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