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도 돌아오는 클럽’… 토트넘, 파라티치 복귀 공식화에 논란 폭발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6 19: 48

 한때 재정 비리로 징계를 받으며 축구계에서 사라졌던 파비오 파라티치(52)가 2년 반 만에 토트넘으로 복귀한다. 논란의 인물이지만, 그의 ‘축구 감각’만큼은 여전히 인정받고 있다.
영국 ‘BBC’는 16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가 파비오 파라티치의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요한 랑게와 함께 공동 스포츠 디렉터로서 남자팀의 경기력 개발, 스카우팅, 영입 전략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의 리빌딩 구조가 새롭게 짜이는 순간이다. 파라티치는 유벤투스에서 10년 가까이 단장 겸 전무로 일하며 수많은 영입 성공을 이끌었다. 파울로 디발라, 안드레아 피를로, 그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영입까지 — 그의 이름은 ‘영입의 귀재’로 통했다.

그러나 2023년 4월, 유벤투스 재정 비리 사건이 터지며 모든 게 무너졌다. 허위 회계로 인해 유벤투스는 세리에A 승점 10점이 삭감됐고, 파라티치는 30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결국 그는 토트넘을 떠나야 했다. 그로부터 2년. 파라티치는 다시 세상 앞에 섰다.
최근 이탈리아 로마 법원이 그와 유벤투스 전 임원들의 ‘플리바게닝(사법거래)’을 받아들이며 징역형을 면했다. 법적으로는 여전히 유죄가 아니지만, 최소한 그의 복귀를 가로막던 징계의 족쇄는 풀렸다. ‘BBC’는 “이탈리아의 플리바게닝은 유죄 인정이 아닌 책임 수용의 의미에 가깝다”고 전했다.
토트넘 역시 그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미 몇 달 전부터 비공식적으로 토트넘에 자문 역할로 복귀해 있었다. 요한 랑게(전 아스톤 빌라 SD), 비나이 벵카테샴 CEO, 그리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전 브렌트포드)과 함께 구단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파라티치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사랑하는 클럽으로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그는 “몇 달간 토트넘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요한, 비나이, 프랭크 감독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제 런던으로 돌아와 팀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요한과 함께 토트넘과 팬들을 위한 특별한 미래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번 복귀를 계기로 ‘이중 디렉터 체제’를 확립했다. 파라티치가 전략과 시장 네트워크를, 랑게가 선수단 분석과 퍼포먼스 관리에 집중하는 구조다. 여자팀은 새 체제가 완성되기 전까지 CEO 벵카테샴이 직접 관리할 계획이다.
BBC의 축구전문기자 사미 목벨은 파라티치의 복귀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파라티치는 자격정지 기간 동안에도 유럽 구단들의 컨설턴트로 일해왔다. 여름 이적시장에선 AC밀란과 연결됐지만, 토트넘 복귀가 유력했다. 그의 네트워크와 통찰력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파라티치는 과거 다니엘 레비 전 회장과의 친분으로 복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새 운영진은 냉정했다. 목벨은 “레비 체제에서는 그의 복귀가 쉽지 않았겠지만, 새 구단 경영진은 파라티치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했다”라면서 “그는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방대한 인맥을 가진 인물 중 하나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토트넘의 협상력은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핵심은 ‘공존’이다. 랑게는 데이터 중심의 현대적 접근으로 유명하고, 파라티치는 감각적 스카우팅과 네트워크형 인사다. 둘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상호 보완이 된다면 토트넘은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 프랭크 감독 체제와 결합될 경우, 구단의 영입 철학은 ‘데이터+인맥+현장 감각’의 삼박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대대적인 선수단 재편과 함께, 유럽 대항전 복귀를 노리고 있다. 파라티치의 복귀는 단순한 인사 복귀가 아닌, 구단의 야심찬 ‘2기 프로젝트’의 신호탄이다. 그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또 한 번 토트넘을 구할 수 있을까. 재기의 문은 열렸다. 이제는 결과로 증명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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