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참패 소식이다. 한국 축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와르르 무너졌다. 아무리 연령별 대표팀이고 연습 경기였다지만, 생각지도 못한 결과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22세 이하(U-22) 대표팀이 내년 1월 아시안컵 개최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시한 전지훈련에서 치른 두 차례 연습경기를 2패로 마무리했다"라고 알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은 지난 6일부터 8박 9일간 사우디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이 기간 사우디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으나 결과는 둘 다 무득점 패배였다.
사우디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대비하기 위한 일정이었지만, 많은 부족함을 느끼고 돌아오게 된 이민성호다. 한국은 양민혁(포츠머스), 배준호(스토크 시티), 이현주(아로카), 김용학(포르티모넨세), 강민우(KRC헹크)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유망주들도 대거 발탁했다. 다만 배준호와 이현주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그럼에도 무기력한 패배였다. 이민성호는 사우디 U-22 대표팀을 상대로 지난 10일 열린 1차전에서 0-4로 무릎 꿇었다. 실점 과정도 최악이었다. 대부분 황당한 실수와 안일한 플레이가 겹치면서 너무나 쉽게 실점을 허락하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무거운 몸상태를 보였다. 전반전에 0-1 리드를 내준 뒤 후반 9분 알줄레이단에 추가골을 내주며 격차가 벌어졌다. 후반 11분부터는 필드플레이어를 모두 교체하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했고 두 골을 더 실점했다"라고 전했다.
2차전도 같은 양상이었다. 이민성 감독은 1차전과 비교해 선발 11명 중 4명을 바꾼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그럼에도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득점 없이 패했다.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이번엔 벤치에서 출발한 양민혁이 후반 교체 투입됐지만, 그 역시 힘을 쓰지 못했다.
아무리 이민성호가 아직 조직력을 다듬지 못한 상황임을 고려해도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사우디도 연령별 대표팀에서 강팀 중 하나이고, 사우디 홈에서 열린 경기라고 해도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건 큰 걱정거리다. 대회를 3개월 앞두고 두 경기 0득점 6실점은 처참한 결과다.

이대로라면 내년 1월 열리는 U-23 아시안컵 성적도 걱정될 수밖에 없다. 물론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대회는 아니지만, 내년 9월 치러지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표팀의 전력을 가늠해 볼 중요한 실전 테스트다.
한국은 조 편성도 좋지 않다. 우즈베키스탄, 이란, 레바논과 함께 C조에 배정됐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는 가운데 '죽음의 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유독 강한 나라다.
최근 들어 U-23 아시안컵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는 한국 축구다. 2020년 대회에서는 사상 첫 대회 우승을 일궈냈지만, 이강인이 출전했던 2022년 대회에선 일본에 0-3 대패하며 8강 탈락했다. 2024년 대회에서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8강 탈락,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다른 결과를 꿈꾸고 있는 이민성호지만, 사우디 전지훈련을 2패로 마치면서 2026 아시안컵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한국은 내년 1월 7일 이란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10일 레바논, 13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대회를 앞두고 많은 숙제를 받아들게 된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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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