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전에서의 오심을 공식 인정했지만, 문제는 단순한 '판정 실수'에 그치지 않는다. K리그 VAR(비디오판독) 시스템이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더 심각하다.
14일 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프로 평가 패널 회의를 열고 K리그 주요 경기 판정을 검토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건 지난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전북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 전북 공격수 전진우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제주 수비수 장민규에게 명백히 발을 밟혔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VAR 판독도 없었다.
이 장면이 경기의 향방을 완전히 바꿨다. 전북은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추가 골 기회를 놓쳤고,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잃었다.
경기 후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Not penalty, Not VAR, Not words(페널티도 아니고, VAR도 안 보고, 말도 안 된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VAR이 왜 존재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심판위원회는 이번 장면을 '오심'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후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당시 VAR실도 주심과 같은 견해를 보여 온필드 리뷰를 권고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15/202510151502772775_68ef3c2200e75.jpg)
즉, 주심이 '파울이 아니다'라고 판단하자 VAR실 역시 별다른 검증 없이 그대로 동의한 셈이다. VAR의 존재 이유는 주심의 판단을 '보조하고 교정하는 장치'인데, 이번에는 '동의하는 장치'로 전락했다.
협회는 해당 심판진을 이번 주 리그 배정에서 제외했지만, 근본적인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VAR은 이미 수차례 '판독하지 않은 판독' 논란을 낳았다. '심판이 맞다고 하면 끝'이라는 구조가 고쳐지지 않는 한, '무능한 VAR'이라는 오명은 계속될 것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