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제 책임"...신태용, 울산 팬 향한 마지막 인사 "울산은 남아야 한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0.15 14: 59

"울산HD의 반전을 이끌지 못했습니다. 제 잘못이고, 제 불찰입니다." 울산HD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태용(55) 감독이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전했다.
신태용 전 울산HD 감독은 15일 자신의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용전사 여러분, 울산HD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지난 연휴 구단이 전격 경질을 발표한 뒤 남긴 심경 고백이었다.
그는 "기대를 많이 하셨을 텐데, 울산HD의 반전을 이끌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다 해내지 못했다.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저의 패착이 가장 크다. 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라며 스스로를 향한 비판을 감내했다.

[사진] 신태용 감독 개인 소셜 미디어

그러면서도 "단 한 가지, 울산HD 비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셨으면 한다. 저 역시 여러분들처럼, 누구보다 울산의 도약과 명가 재건을 원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다른 변명은 하지 않겠다. 제 책임이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신 감독은 "2개월이었지만, 울산 팬들과의 시간은 내 인생의 자산이었다"라며 "홈에서나 원정에서나, 팬들의 눈빛과 함성을 느꼈다. 경기력이 좋지 못해도 끝까지 응원해주셨다. 여러분 덕분에 울산의 일원이었던 것이 자랑스러웠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1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했다. 2달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연의 깊이는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팬들과 함께한 시간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감독은 팬들의 지지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여러분은 내 삶의 가치를 높여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나는 울산을 떠났지만, 울산HD가 1부 리그를 떠나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필요할 때"라며 "명가 울산HD의 자존심은 남아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끝까지 응원해달라. 나도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 적었다.
끝으로 신태용 감독은 "좋지 않게 떠나지만, 이렇게라도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 처용전사 여러분, 울산HD 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러분 덕분에 울산의 일원이었던 내가 자랑스러웠다"라는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의 소셜 미디어 게시글 전문.
처용전사 여러분, 울산HD 팬 여러분, 죄송합니다. 기대를 많이 하셨을 텐데, 울산HD의 반전을 이끌지 못했습니다. 제 잘못이고, 제 불찰입니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다 해내지 못했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저의 패착이 가장 큽니다. 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울산HD 비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여러분들처럼, 그 누구보다 울산HD의 반전을 원했고, 도약을 원했고, 명가 재건을 원했습니다. 모든 것을 걸고 한다고 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책임입니다.
비록 좋지 않게 떠나지만, 웃으면서 떠나지 못하지만, 이렇게 떠나더라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하지 않고 떠나면 후회할 것 같아서입니다.
처용전사 여러분, 울산HD 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울산HD에서 모든 팬들의 진심을 느꼈습니다. 홈에서나 원정에서나, 여러분들의 눈빛과 함성을 느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저를 응원해 주셨습니다. 저에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패배를 해도, 경기력이 좋지 못해도 처용전사와 울산HD 팬 여러분들은 진심을 다해 울산HD를 지켜주셨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울산HD의 일원이었던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1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저를 너무도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그 기대와 희망의 눈빛은 저의 의욕을 불태웠습니다. 그러나 2달 만에 떠나게 됐습니다. 저도 많이 아쉽고, 가슴이 아픕니다. 다른 무엇보다 처용전사, 울산HD 팬 여러분들과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울산에 온 후 2달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편이 돼줬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처용전사의 응원에 저는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울산HD 팬의 지지에 저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2달은 짧은 시간입니다. 하지만 인연의 깊이가 꼭 시간과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용전사, 울산HD 팬들과 함께한 시간은, 제가 울산HD의 일원으로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감독은 팬들의 지지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저의 삶의 가치를 높여주셨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저의 자산이 됐습니다. 영원히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겠습니다.
저는 울산HD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울산HD가 1부리그를 떠나서는 안 됩니다. 처용전사와 울산HD 팬 여러분들이 울산HD를 가장 뜨겁게 응원을 해줘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저는 떠나지만, 명가 울산HD의 자긍심은 남아야 됩니다. 울산HD 코칭 스태프,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 울산HD의 자존심을 지켜주세요. 저도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