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79)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 도시를 "이전할 수도 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엔 미국 보스턴이 표적이 됐다.
'디 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도시'에서 열릴 월드컵 경기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 BBC 등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의 회담 도중, 기자의 질문에 "보스턴의 월드컵 경기를 옮길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보스턴 시민들을 사랑하지만, 시장(미셸 우)은 좋지 않다. 똑똑하지만 급진적인 좌파(radical left)"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어 "그들이 보스턴의 일부를 장악하고 있다. 그녀가 우리에게 전화만 하면 바로 되돌릴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질문을 던진 기자는 최근 보스턴 시내에서 발생한 '거리 점거(street takeover)' 사건을 언급했으며, 트럼프는 이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월드컵 경기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스턴은 내년 월드컵에서 11개 미국 개최 도시 중 하나로 선정돼 있으며,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홈구장인 질레트 스타디움(보스턴 외곽 폭스버러)이 7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에도 "안전하지 않은 도시의 경기는 옮길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디 애슬레틱은 "미국 정부는 월드컵 개최 도시 선정 과정에 공식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으며, 경기를 이전할 법적 권한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FIFA 회장 지아니 인판티노와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며 "내가 위험하다고 느끼면 인판티노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할 것"이라며 "그는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내 요청이라면 쉽게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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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트럼프가 참석한 이집트 '평화 정상회의(Summit for Peace)'에서 "트럼프는 중동의 평화를 위한 결정적 조치를 취했다"라며 노벨평화상 수상 자격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발언에서 보스턴뿐 아니라 2028년 올림픽 개최지인 로스앤젤레스도 언급하며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이 정신 차려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밀레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아르헨티나에 20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보스턴은 정리해야 한다. 그게 전부다"라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했다.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이 월드컵 경기 개최지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주도의 대도시를 향한 강경 발언이 재등장했다는 분석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