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브라질전 실수를 뒤로 하고 철벽 수비를 선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친선 경기에서 파라과이를 2-0으로 제압했다. 지난 10일 일본 원정에서 2-2로 비기고 온 파라과이는 한국에 덜미를 잡히며 10월 아시아 투어를 1무 1패로 마감하게 됐다.
반면 한국은 22206명의 팬들 앞에서 승리를 거두며 브라질전 0-5 대패의 충격을 빠르게 털어냈다. 이번에도 '플랜B' 스리백을 꺼내 들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다시 한번 '플랜B' 스리백을 꺼내 든 홍명보호는 경기 초반 이한범의 실수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전반 15분 엄지성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엄지성은 상대 실수의 클리어링 실수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하며 2022년 1월 아이슬란드전 이후 1368일 만에 A매치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 골 차의 팽팽한 흐름이 계속 이어지던 가운데 파라과이의 반격도 매서웠지만, 김승규의 선방쇼와 골대 강타로 버텨냈다. 그런 뒤 후반 30분 오현규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를 가져왔다. 이강인이 개인 능력으로 수비를 떨쳐낸 뒤 완벽한 패스를 배달했다. 경기는 한국의 2-0 승리로 끝났다.
김민재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평소와 달리 스리백 중앙이 아니라 왼쪽 스토퍼 역할을 맡았지만, 여전히 단단한 모습이었다. 김민재 대신 중앙에 선 박진섭도 큰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민재는 브라질전 패배의 여파를 잘 이겨냈다는 말에 "그냥 하는 거다. 다들 프로 선수다. 지난 경기에서 실수한 선수들이 있고, 나도 실수를 했다. 다음 경기에서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프로 선수로서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냥 열심히 했다"라고 답했다.


■ 이하 김민재와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브라질전에서 대량 실점을 하며 졌다. 오늘 경기는 무실점으로 승리할 수 있어서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좋다.
- 중앙에서 왼쪽으로 위치를 옮겼다.
브라질이 워낙 강팀이었다. 파라과이도 강팀이 맞지만,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잘했다. 압박도 잘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자리에서 뛰든 다 비슷하다. 어디가 편하고 불편하고는 없다. 스리백에서 왼쪽은 튀르키예 시절 한두 뛰어봤다. 프로 생활을하면서 오른쪽보다 왼쪽에서 훨씬 더 많이 뛰었다. 비슷한 포지션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응에 문제는 없었다.
- 여러 선수와 수비 조합을 꾸리고 있는데.
대표팀에서 경기할 때는 시간도 부족하고, 새로운 선수와 많이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처음부터 잘 맞을 수는 없다. 지금 잘 맞춰가고 있고, 운동장에서도 소통하고 있다. 내가 리딩하는 선수기도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리딩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다 같이 맞추고 있다.
- 수비진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분위기가 달라졌는지.
난 운동장에서 파이팅을 넣는 스타일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안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리딩하는 부분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라고 한다. 이번엔 아쉽게 뛰지 못한 (김)지수나 (김)주성이, (이)한범이뿐만 아니라 (이)태석이나 (설)영우처럼 측면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말을 많이 하라고 한다. 아직 조금 어색해 하는 것 같다. 다음에 들어왔을 때는 더 잘할 것 같다.
- 브라질전에서 크게 패했지만, 극복했다.
그냥 하는 거다. 다들 프로 선수다. 지난 경기에서 실수한 선수들이 있고, 나도 실수를 했다. 다음 경기에서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프로 선수로서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냥 열심히 했다.


- 10월 A매치 2연전 소득과 과제는.
최종예선에서 우리보다 약한 팀과 하면 압박을 가하는 팀도, 그렇지 않은 팀도 있다. 아무리 약한 팀이라도 압박을 거세게 하면 강팀도 조금 힘들어 하곤 한다. 이제 그런 부분을 선수들이 잘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 어깨와 발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냥 조금 불편한 정도다.
-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전진하면서 팀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편인데. 조심스럽진 않은지.
전혀 없다. 중앙에서 뛸 때는 커버 위주로 집중하려고 생각한다. 스토퍼 역할을 맡을 때는 압박도 많이 하고, 공을 몰고 나가서 조금 더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편이다. 불편한 건 없다.
- 전반에 실수가 있었는데. 어떤 이야기를 하며 넘겼다.
그런 실수에 대해서는 사실 크게 얘기하지 않는다. 플레이할 때 압박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실수했으니 더 집중해라' 이런 얘기는 보통 선수들끼리는 잘 하지 않는다. 다들 편하게 했다. 뒤에서 얘기하면서 서로 편하게 했다.
- 박진섭과 호흡을 맞췄다.
어떤 선수랑 뛰어도 대표팀에선 다 능력 있고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편하게 했다. 진섭이 형이 이제 말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고 리딩을 적극적으로 하는 스타일이다. 뒤에서 이야기해 주는 거 잘 들으려 했다.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도 잘 짚어주셔서 좀 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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