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왜 오늘 경기에서 뛰지 않는 거죠?" 이제 미국에서도 이런 질문이 나올 정도다. 한때 축구가 '낯선 종목'으로 여겨지던 미국에서, 손흥민(33, LAFC)은 이미 MLS의 상징적인 얼굴로 자리 잡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지 '애슬론 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오스틴 FC전 명단에서 제외됐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국가대표 차출' 개념을 직접 설명하며, 손흥민이 팀을 잠시 떠난 이유를 상세히 전달했다.
손흥민이 결장한 이날, LAFC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Q2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사커(MLS) 33라운드 경기에서 오스틴 FC에 0-1로 패했다.
이번 결과로 LAFC는 승점 59(17승 9무 7패)로 서부 콘퍼런스 3위를 유지했다. 만약 이날 승리했다면 1위 밴쿠버 화이트캡스(승점 63)를 1점 차로 추격할 수 있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위 샌디에이고(승점 60)마저 따라잡지 못하면서 리그 정상은 사실상 멀어졌다.
패배로 인해 우승 경쟁은 종료됐다. 잔여 두 경기에서 최대 승점 6점을 더해도 밴쿠버를 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기 전, 애슬론 스포츠는 "LAFC는 서부 1위를 노리고 있지만, 핵심 공격수 손흥민이 이번 경기에서도 결장한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 일정을 소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주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전(1-0 승)을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해 브라질전에서 63분을 소화했다. 이어 14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도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흥미로운 점은 보도의 관점이었다. 애슬론 스포츠는 "손흥민은 이미 ML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 중 하나이며, 그의 부재 속에서도 LAFC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즉, 손흥민의 결장 자체가 미국에서 하나의 '이슈'가 된 것이다.
이는 미국 축구의 문화가 손흥민을 통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는 아시아 선수의 대표팀 차출 소식을 주요 매체가 별도로 다루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손흥민의 일정 하나하나가 미국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끄는 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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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난 8월 LAFC 유니폼을 입은 뒤 단 두 달 만에 득점, 도움, 경기 영향력 모두 리그 최상위권을 기록하며 '흥민 신드롬'을 만들었다. 그의 합류 후 LAFC는 홈경기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지 팬들은 그를 'MLS에서 가장 볼거리 많은 선수'로 꼽고 있다.
이제 미국 팬들이 던지는 질문은 "손흥민이 누구냐"가 아니라 "손흥민은 왜 안 뛰느냐"다. 그 변화 자체가, 손흥민이 바꿔놓은 미국 축구의 현재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