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매체 ‘풋 01’은 지난 12일(한국시간) “아스톤 빌라가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 영입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PSG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빌라는 시즌 초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진 보강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빌라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3위. 7경기 6골 — 리그 20개 팀 중 세 번째로 득점이 적다. 지난해 돌풍의 팀이었던 빌라가 이번 시즌 다시 흔들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골’이 없다.

그래서 에메리는 다시금 창의적이고 유연한 공격형 미드필더, 즉 이강인을 찾고 있다. ‘풋 01’은 “에메리는 이미 다음 이적시장을 위해 선수단 보강안을 제출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이 이강인”이라며 “하지만 PSG는 낮은 금액으로 선수를 내보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PSG 입단 이후 꾸준히 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확실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다. 프랑스 ‘레퀴프’는 “이강인은 90경기 이상 출전했지만 대부분 교체나 로테이션 자원으로 뛰었다. 이제 25세를 앞둔 그는 분명 더 많은 시간을 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빌라의 관심은 단순한 찌라시 수준이 아니다. 영국 ‘버밍엄 라이브’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했다. “빌라는 5000만 파운드(약 958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PSG 이강인을 노리고 있다. 에메리 감독은 이강인의 다재다능함과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며, 공격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자원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메리 감독의 축구 철학을 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전통적인 윙어나 미드필더보다 ‘공간을 읽는 선수’를 선호한다. 이강인은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의 10번 자리에서도 뛰어난 창의력을 보여줄 수 있다. ‘버밍엄 라이브’는 “에메리는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공격수를 좋아한다. 이강인은 그 조건에 완벽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에게도 이번 이적은 매력적인 카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아래서 한때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최근엔 경쟁에서 밀려 출전 시간이 줄었다. 특히 2006년생 유망주 세니 마율루에게 기회를 내준 뒤 이강인의 입지는 급격히 흔들렸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는 이적설이 꾸준히 따라다녔다. 아스날, 나폴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 등 유럽 여러 팀이 그를 탐냈다. 하지만 PSG는 번번이 이적을 거절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노팅엄 포리스트가 지난 여름 3000만 유로(약 500억 원)를 제시했지만, PSG는 단칼에 거부했다.

노팅엄은 금액을 6000만 유로(약 1000억 원)까지 올려 재도전할 의향이 있었으나, PSG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이강인의 최대 고민은 ‘기회’다. PSG의 로테이션 속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월드컵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건 대표팀 주전 경쟁에도 악영향이다.
그렇다고 PSG가 쉽게 내줄 생각은 없다. ‘풋 01’은 “이강인은 다음 두 번의 이적시장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PSG는 그를 쉽게 놓지 않을 것이다. 부상자가 많은 공격진 속에서 엔리케 감독이 그를 내보내길 원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강인의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 PSG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다. ‘버밍엄 라이브’ 역시 “PSG는 이강인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팀 내에서 ‘임팩트 교체’ 역할을 맡아 꾸준히 기회를 얻고 있으며, 엔리케 감독도 그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게다가 장기 계약 덕분에 헐값에 팔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은 결국 ‘빌라의 설득력’에 달려 있다. PSG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고, 빌라는 아직 중위권이다. 하지만 이강인 입장에선 ‘주전 보장’이 더 중요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실전 리듬을 유지할 무대를 찾고 있는 만큼, 프리미어리그 도전은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지다.
‘풋 01’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전망했다.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는 팀을 원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출전 시간이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의 결정이 월드컵의 행보를 좌우할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벤치에 앉은 천재보다, 잉글랜드에서 뛰는 주전이 더 큰 무게를 가진다. 이제 선택은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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