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악의 감독’ 클린스만, 이번엔 비르츠 감싸기... “시간이 필요하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3 19: 44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불리던 위르겐 클린스만(61)이 이번엔 플로리안 비르츠(22, 리버풀)를 두둔하고 나섰다. 
영국 지역지 ‘리버풀 에코’는 13일(한국시간) “클린스만이 ESPN 인터뷰를 통해 비르츠의 최근 부진을 두고 ‘그에게 당장 모든 걸 보여줄 필요는 없다’며 인내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은 “시간이 지나면 그는 리버풀의 거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르츠는 지난여름 바이어 레버쿠젠을 떠나 1억 1600만 파운드(약 2210억 원)의 천문학적 이적료로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아직 적응은 더디다. 리그와 유럽대회를 통틀어 골도, 도움도 없다. ‘괴물 신예’라는 수식어로 리버풀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지만, 현재까지는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팀 역시 공식전 3연패 수렁에 빠지며 불안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스만의 입’이 다시 열렸다. 한국 대표팀 시절 불성실한 행보와 전술 부재로 혹평을 받았던 그는, 이번엔 독일 후배 비르츠의 정신적 방패막이가 됐다. 클린스만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22살짜리 선수가 완전히 새로운 리그, 새로운 문화,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데엔 시간이 걸린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은 “비르츠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클럽 중 하나에 입단했다. 그가 받은 기대치와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그럼에도 그는 점차 자신을 찾을 것이고, 결국 리버풀의 대표적인 스타가 될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속도로 성장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뉴캐슬의 닉 볼테마데는 벌써 7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빠르게 적응했지만, 그렇다고 비르츠가 실패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는 단지 조금의 여유가 더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비르츠의 포지션 논란에도 의견을 보탰다. 클린스만은 “리버풀은 워낙 수준 높은 선수들로 가득하다. 아르네 슬롯 감독 입장에서도 매 경기 선발을 정하는 게 쉽지 않다”며 “비르츠는 아직 자신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역할을 찾는 중이다. 위치는 계속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쿠젠 시절 그는 왼쪽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즐겼고, 때로는 중앙에서 10번 역할을 맡았다. 리버풀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리듬을 찾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그는 분명 리버풀의 중심축이 될 자질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클린스만은 마지막으로 리버풀의 특수한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리버풀은 기다려주는 팀이 아니다. 매 경기 이겨야 하는 클럽이고, 팬들은 즉각적인 성과를 원한다. 하지만 비르츠는 그 압박 속에서도 배워야 한다. 그 과정 자체가 성장의 일부다. 고통스러운 시기조차 훗날 그를 완성시킬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리버풀행은 옳은 선택이었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아직은 미완이지만, 비르츠가 가진 재능은 여전히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르츠는 레버쿠젠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신성’이었다. 2024년 독일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유로2024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으로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리버풀 이적 후에는 EPL 특유의 강한 피지컬과 빠른 템포에 고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팬들은 “1억 파운드짜리 유령”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지만, 클린스만은 “그럴 필요 없다. 비르츠는 결국 폭발할 선수”라며 확신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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