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가 없는 LAFC는 그야말로 이빨 빠진 호랑이였다. 화끈했던 6연승의 기세는 사라지고 무득점 패배와 함께 우승의 꿈도 허무하게 무너졌다.
로스앤젤레스FC(LAFC)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Q2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오스틴 FC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LAFC는 승점 59(17승 9무 7패)에 묶이며 3위에 머물렀고, 1위 밴쿠버(승점 63)와의 격차가 4점으로 벌어지며 사실상 역전 우승이 좌절됐다. 남은 1경기에서 밴쿠버가 패하더라도 골득실 차(무려 +10)를 뒤집기엔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의 부재가 치명적이었다. LAFC는 두 공격수의 국가대표 차출로 또 한 번 ‘에이스 공백’을 안고 출전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공격은 답답했고, 결정력은 실종됐다. 이 경기에서 LAFC가 기록한 전체 슈팅은 고작 5개, 기대득점(xG)은 0.24에 불과했다. 지난 라운드 토론토전에서 2-0 완승을 거둘 때의 활기찬 움직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스티븐 체룬돌로 감독은 5-3-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위고 요리스가 골문을 지켰고, 수비에는 팔렌시아-포티어스-타파리-세구라-홀링스헤드가 포진했다. 중원은 델가도, 자이우송, 모런이 지켰으며, 공격은 에보비세와 틸만이 맡았다. 하지만 손흥민의 폭발적인 돌파력, 부앙가의 한 방이 사라진 LAFC는 그야말로 ‘이를 악문 공허한 포효’였다.
전반전은 지루함 그 자체였다. 경기 시작 18분 만에야 에보비세의 프리킥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오스틴은 전반 37분 코너킥 찬스에서 CJ 포드레이의 헤더가 크로스바 위를 넘겼다. 전반 종료 직전 에보비세가 완벽한 찬스를 맞았지만, 골문 앞에서 허공을 가르며 무산됐다. 양 팀 합계 슈팅 3개, 유효슈팅 0개. MLS 상위권 맞대결이라기엔 민망할 정도의 빈약한 경기였다.

후반에도 LAFC의 공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모런이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타파리가 후반 36분 역습 찬스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도 허무하게 골키퍼 품에 안겼다.
결국 후반 38분, 코너킥 수비 실수 하나가 모든 걸 무너뜨렸다. 클리어링이 불완전하게 흘러나왔고, 오스틴의 오언 울프가 날카로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요리스가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LAFC는 이후 총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득점은 없었다. 손흥민과 부앙가 없이 ‘대체자 시스템’으로 버티던 LAFC의 공격 라인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 체룬돌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린 공격에서 연결고리가 부족했다. 해결사가 필요했다”고 인정했다.
6연승 행진을 자랑하던 LAFC는 단 한 경기의 공백으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손흥민과 부앙가의 복귀 없이는 ‘LAFC의 축구’도 돌아오지 않았다. MLS 무대에서 두 슈퍼스타의 존재감이 얼마나 절대적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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