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논란 작심발언' 포옛 父子, 나란히 징계 위기...연맹 경위서 요청→올해의 감독상' 후보 자격도 뺏기나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0.13 13: 00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징계를 피하지 못하게 될까. 그가 심판 비판성 소셜 미디어 게시글로 인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3일 "포옛 감독과 디예고 포옛 코치에게 제주 SK전이 끝난 뒤 올린 소셜 미디어 글과 관련한 경위서를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이를 확인한 뒤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사건은 지난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제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 맞대결에서 발생했다. 결과는 1-1 무승부로 양 팀이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전북(승점 68)은 2위 김천 상무(승점 55)와 격차가 줄어들었다.

물론 여전히 전북은 조기 우승을 앞두고 있다. 13점이나 차이가 나는 만큼 남은 파이널 라운드 6경기에서 2승만 거둬도 일찌감치 트로피를 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전북으로선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다. 3경기째 승리하지 못하면서 조기 우승 확정이 또 뒤로 미뤄졌기 때문. 특히 종료 직전 남태희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게 뼈아팠다.
게다가 오심 논란까지 터졌다. 전북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40분경 전진우가 박스 안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도중 장민규가 뻗은 발에 발목 부근을 밟혔다. 충격을 입은 전진우는 그대로 쓰러졌지만, 이동준 주심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전북 선수들과 전북 벤치는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 판독실(VOR)과 교신한 뒤 그대로 경기를 재개했다. 온필드 리뷰조차 거치지 않았고, 설명을 요구하는 포옛 감독만 경고를 받았다. 전북으로선 중요한 페널티킥을 도둑맞은 것.
결국 오심이 확실해 보이는 이 판정은 양 팀의 운명을 바꿔놨다. 전북은 종료 1분을 남기고 이영재가 중원에서 유니폼을 잡아당겨 넘어졌고, 그대로 역습을 허용하며 남태희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포옛 감독은 분노를 터트렸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페널티킥도 아니고, VAR도 안 보고, 말도 못 한다(Not penalty, Not VAR, Not words)"라고 적었다.
사실 포옛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31라운드 서울 원정 경기에서도 "시즌이 끝나면 (심판 판정에 관해) 여러 생각을 말하겠다"라며 페널티킥과 관련해 언짢음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 뒤 제주전에선 더욱 심각한 오심 논란이 터지자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포옛 감독의 아들인 디에고 포옛 전북 분석코치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 역시 소셜 미디어 계정에 전진우가 밟혀 넘어지는 영상을 공유하며 "VAR도 보지 않고 페널티킥도 주지 않는다. 매주 똑같다"라고 K리그 심판진을 저격했다. 여기에 연맹과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계정 아이디를 태그하며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슬로건까지 덧붙였다. 외국인 감독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는 항의로 해석된다.
결국 포옛 부자는 연맹 징계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K리그 상벌 규정에 따르면 경기 직후 인터뷰 또는 소셜미디어 등으로 판정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하면 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 출장 정지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 6월 유병훈 FC안양 감독이 광주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심판 판정을 비판했다가 벌금 500만 원 징계를 받은 사례가 있다.
포옛 감독의 징계 여부는 경위서 제출 후 연맹의 검토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전북 관계자는 "공문을 받았다. 내부적으로 자문을 받아서 내일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종합적으로 게시글을 쓴 이유와 내용 등을 소명해서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징계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옛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명가 재건'에 성공하고도 올해의 감독상 수상이 불발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 K리그 규정에 따르면 구단은 '해당 시즌 연맹 상벌위원회 징계를 받은 자 중 5경기 이상 출장 정지 혹은 600만 원 이상의 벌과금 조치를 받은 자'는 올해의 감독상 후보로 제출할 수 없다. 
올 시즌 전북은 압도적인 우승 레이스를 펼치며 4년 만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포옛 감독이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던 팀을 말 그대로 180도 바꿔놓은 것. 그러나 시즌 말미에 황당한 오심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다. 문제의 제주전 판정이 오심인지 아닌지는 14일 열리는 심판평가소위원회에서 가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포옛 소셜 미디어.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