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8, 인터 마이애미)가 소속팀으로 깜짝 복귀한 뒤 멀티골을 뽑아내며 또 하나의 대기록을 썼다. 손흥민(33)의 새로운 파트너인 드니 부앙가(31, 이상 LAFC)와 득점왕 경쟁에서도 치고 나갔다.
인터 마이애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 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시즌 MLS 정규리그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메시가 2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의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사실 메시는 이번 경기에서 뛸 운명이 아니었다. 그는 10월 A매치 기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소집됐기 때문. 잠시 인터 마이애미를 떠나 11일 베네수엘라, 15일 푸에르토리코와 2연전에서 아르헨티나 동료들과 함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베네수엘라전에서 메시에게 휴식을 줬다. 그는 이미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만큼 메시 대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훌리안 알바레스를 테스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인터 마이애미 감독은 메시가 돌아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그가 소집 해제되길 바랐다. 같은 아르헨티나 커넥션인 만큼 메시와 스칼로니 감독은 이 요청에 응했다. 마침 푸에르토리코전도 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리기 때문. 그 덕분에 메시는 이례적으로 A매치 기간에 인터 마이애미로 복귀해 선발 출전하게 됐다.


메시는 역시 메시였다. 그는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인터 마이애미 공격을 이끌며 펄펄 날았다. 메시는 전반 39분 발타사르 로드리게스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 박스 우측에서 왼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는 후반 7분에는 전방으로 침투하던 절친 조르디 알바에게 완벽한 롱패스를 연결해 추가골을 도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후반 16분 수아레스가 득점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그럼에도 메시의 발끝은 식을 줄 몰랐다. 그는 종료 직전 알바의 롱패스를 가슴으로 받아낸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MLS는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의 정규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던 애틀랜타와 경기에서 분홍색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 전혀 없었다. 그는 일주일 내내 아르헨티나 대표팀 캠프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불과 며칠 전 푸에르토리코전이 시카고에서 포트 로터데일로 옮겨지면서 인터 마이애미가 그의 복귀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 덕분에 메시는 시즌 26골을 기록하며 부앙가(24골)를 제치고 MLS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인터 마이애미도 승점 62점을 만들며 FC 신시내티를 골득실에서 제치고 동부 콘퍼런스 2위로 도약했다. 이제 인터 마이애미는 남은 한 경기에서 신시내티를 제치고 준결승 직행 티켓을 노린다.


대표팀 일정 도중 인터 마이애미로 돌아온 보람이 있었던 메시의 활약이다. MLS 새 역사도 탄생했다. 메시는 올 시즌 9번째 멀티골을 신고하며 최다 멀티골 경기 기록을 세웠다.
MLS 사무국은 "메시가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우며 '골든 부트' 경쟁에서 단독 1위 자리를 차지했다. GOAT(Greatest of all time)인 그는 4-0으로 승리한 애틀랜타와 경기에서 두 골을 넣었다. 이번 경기는 그의 시즌 9번째 멀티골 경기였다. 이는 MLS 역대 최다 기록"이라고 전했다.
이어 MLS는 "메시는 한 시즌 8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스턴 존, 마마두 디알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쳤다. 그는 시즌 26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레이스에서 부앙가보다 두 골 앞서게 됐다. 게다가 메시는 시즌 18도움으로 안데르스 드레이어와 함께 도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대로라면 시즌 MVP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메시다. MLS는 "메시는 리그 역사상 최초의 '백투백(2연속)' MLS MVP가 될 수 있다. 그는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 44개를 기록 중이다. 이는 2019년 LAFC의 카를로스 벨라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49개)에 5개 모자란다"라고 짚었다.


반대로 부앙가는 가봉 대표팀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메시와 MLS 득점왕 경쟁에서 한발 뒤처지게 됐다. 그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지난 9일 치러진 토론토 FC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LAFC는 2-0으로 승리하며 동부 콘퍼런스 3위로 올라섰다.
부앙가는 손흥민이 LAFC에 합류한 뒤 엄청난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10월 A매치 여파로 MLS 득점왕 등극은 쉽지 않게 됐다. 앞서 손흥민은 자신에게 골을 양보하려는 부앙가에게 제발 슈팅하라고 외치고, "득점왕에 오르기 위해선 메시를 한 골이라도 더 따라가야 한다"라고 그를 설득하기도 했으나 메시의 활약을 막을 순 없었다.
그 대신 부앙가는 10일 열린 케냐전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가봉은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4골 맹활약에 힘입어 케냐를 4-3으로 제압했다. 부앙가도 선발 출전해 75분간 출전, 오바메양의 선제골을 도우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승리로 가봉은 7승 1무 1패(승점 22)를 기록하며 조 1위 코트디부아르(승점 23)를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오는 15일 부룬디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코트디부아르가 승점을 놓친다면 조 1위로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부앙가와 함께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고 있는 가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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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 마이애미, MLS, LA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