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매체 ‘TBR 풋볼’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로비 킨이 손흥민을 ‘가장 프로다운 선수’라 칭했다”며 “훈련장에서의 태도가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킨은 현재 해설자로 활동 중이지만, 과거 토트넘 시절 손흥민과 함께 훈련했던 인연이 있다.
그는 “손흥민이 LAFC에서 성공하는 건 놀랍지 않다. 그는 믿기 어려울 만큼 성실하고 겸손한 선수다. 누구보다 먼저 훈련장에 오고, 가장 늦게 떠난다. 이런 태도는 시대와 무대를 초월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손흥민은 ‘프로의 정석’을 실천하는 선수다.
지난 8월,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하자마자 리그를 흔들었다. 첫 9경기에서 8골. MLS 적응이라는 단어조차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현지 중계 해설자 데이브 덴홀름은 “LAFC의 초창기 얼굴이 카를로스 벨라였다면, 지금은 손흥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는 구단이 꿈꾼 완벽한 영입”이라며 극찬을 보냈다.

MLS 해설가 맥스 브레토스 역시 “손흥민은 도착 사흘 만에 데뷔전을 치르고 90분을 완주했다. 인조잔디에서도 주저함이 없었다”며 “호날두나 메시처럼 팀을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스템 속에 녹아들며 완벽한 균형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손흥민 합류 후 LAFC는 달라졌다. 공격 파트너 데니스 부앙가와의 호흡은 MLS 역사에 남을 수준이다. 두 사람은 최근 팀의 18골을 모두 합작했고, 부앙가는 리그 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20골을 돌파했다. 현지 언론은 이들을 ‘흥부 듀오(Heung-Bu Duo)’라 부르며 “MLS를 대표하는 공격 조합”이라 칭했다.
손흥민의 영향력은 경기장 밖에서도 거대하다. BBC는 “손흥민의 MLS 이적은 메시 이후 리그의 최대 사건”이라며 “경기력은 물론 미디어 노출, 관중 수, 상업적 가치까지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숫자도 이를 증명한다. 손흥민 입단 후 LAFC 공식 SNS 조회 수는 무려 594% 급증했다. 구단 단장 존 소링턴은 “손흥민의 유니폼 판매량은 현재 미국 내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1위다. 그는 단순한 선수 이상의 브랜드”라고 말했다. LA 지역 언론은 “손흥민은 MLS의 새로운 아이콘이자 문화적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첫 MLS 골은 팬들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다. FC 댈러스전에서 감아 찬 프리킥은 완벽한 궤적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BBC는 “그의 킥은 여전히 예술이다. 토트넘 팬들이 ‘그가 프리킥을 더 자주 찼어야 했다’고 말하던 이유를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MLS에는 이름값에 비해 부진한 스타가 많지만, 손흥민은 다르다. 그는 개인 플레이보다 팀 플레이를 선택했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지만, 훈련과 경기에서는 철저히 자신을 관리하는 ‘프로의 교과서’다.
‘TBR 풋볼’은 “손흥민은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강한 리더십을 지닌다. 그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팀을 끌어올리는 리더”라고 극찬했다.
결국 손흥민의 진짜 가치는 화려한 기록이 아닌, 태도에 있다. 훈련장에서의 집중, 경기 중의 헌신, 그리고 동료를 향한 배려. 로비 킨의 말처럼, 손흥민은 지금 LA에서 또 다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는 여전히 골을 넣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는 ‘프로의 품격’으로 존재감을 증명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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