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설마 이강인 ‘벤치 족쇄’ 풀 생각 없는 걸까...900억 제안에도 시큰둥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3 06: 47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이적 시장을 달구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건 상대 팀이 아니라, 그를 벤치에 묶어두고 있는 PSG다.
영국 ‘버밍엄라이브’는 11일(한국시간) “아스톤 빌라가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다. 이강인은 출전 시간이 급감한 상태이며,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 보강 대상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강인의 이적료는 5000만 파운드(약 958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빌라의 관심은 단순한 탐색이 아니다. 팀 전력의 ‘완성’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다. 에메리 감독은 유럽 대항전에서 통할 창의적인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 ‘커트오프사이드’는 “빌라는 이강인의 멀티 포지션 능력과 전술적 지능에 매료됐다. 그는 중앙뿐 아니라 측면에서도 빌드업을 주도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PSG다. 여전히 이강인을 풀어줄 마음이 없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 초반까지만 해도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팀의 공격 전환을 책임지며, PSG의 리듬을 조율했다. 하지만 구단은 또다시 ‘스타 영입’이라는 이름 아래 그를 밀어냈다.
PSG는 이번 시즌 시작 전부터 대대적인 리빌딩을 진행했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주앙 네베스, 비티냐 등 대형 자원을 연이어 영입했다. 결과는 뻔했다.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급격히 줄었고, 리그와 컵대회, 심지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그는 벤치를 지켰다. PSG는 그의 부재 속에서도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구단의 ‘성공 논리’에 갇혔다.
‘버밍엄라이브’는 “PSG의 화려한 성과가 아이러니하게도 이강인에게 짐이 됐다. 그는 언제나 팀에 헌신했지만, 구단은 그를 전략적 자산이 아닌 ‘보조 카드’로 취급했다”고 꼬집었다.
이강인의 문제는 개인 능력이 아니라 구조다. PSG는 늘 ‘별들의 전쟁’을 지향하지만, 정작 그 별들이 공존할 무대는 한정적이다. 아무리 헌신하고, 전술적으로 팀에 녹아들어도 ‘이름값’ 앞에서는 밀린다. 실제로 노팅엄 포레스트가 약 6000만 유로(약 990억 원)를 제시했지만 PSG는 “핵심 자원”이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핵심이라면서, 정작 그를 경기에 내보내지는 않는다.
PSG의 이중적인 태도는 이제 익숙하다. 지난 시즌 마르코 베라티, 레안드로 파레데스, 파블로 사라비아 등도 이강인과 같은 처지였다. 팀의 ‘필요한 조각’이라며 붙잡았지만, 막상 경기에선 벤치 신세였다. 결국 이들은 하나둘씩 떠났다. 팬들은 “이강인까지 PSG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커트오프사이드’는 “빌라가 협상 테이블에 PSG를 끌어내기 위해선 막대한 금액과 명확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전망하면서도, “결국 PSG가 놓아줄 의지가 있느냐가 핵심이다. 그들은 항상 ‘보유’에만 집착한다”고 비판했다.
에메리 감독은 이강인을 전술의 중심에 둘 구상을 세우고 있다. 빠른 전환과 압박 회피, 전진 패스 능력을 갖춘 이강인은 빌라의 전형적인 4-2-3-1 시스템에서 ‘10번 역할’을 완벽히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꿈이 실현되기 위해선 PSG가 그의 발을 묶고 있는 ‘벤치 족쇄’를 먼저 풀어야 한다.
반면 엔리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팀 밸런스를 맞춰주는 선수다.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유연한 카드”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든 투입할 수 있다’는 말은 결국 ‘언제든 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PSG의 화려한 전력 속에서, 이강인은 매번 기회를 기다리는 조연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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