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진심, 케인의 공감… 다시 피어난 ‘손케 듀오’의 이야기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3 05: 44

손흥민(33, LAFC)과 해리 케인(32, 바이에른 뮌헨)이 다시 한 번 세상에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케인은 1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나눈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케인이 직접 운영하는 ‘해리 케인 파운데이션’의 정신건강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제는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그는 손흥민을 초대해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눴다.
영상 속 케인은 따뜻한 눈빛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쏘니, 잘 지내고 있지? 만약 좌절하던 어린 시절의 너에게 지금의 네가 조언을 해준다면 뭐라고 말하겠어?”라고 물었다.

손흥민은 잠시 미소를 짓더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차분히 대답했다. 그는 “걱정하지 마. 힘든 시간은 언젠가 끝난다. 축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잊지 말고, 감사한 마음으로 즐겨라. 그러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야. 태양은 매일 뜨니까, 웃으며 나아가라"고 답했다.
손흥민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진심이 묻어났다. 유럽 무대에서 수없이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섰던 손흥민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한마디였다. 케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이 느껴진다. 네가 말한 대로 힘든 시기를 솔직하게 마주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정신 건강은 우리 모두가 이야기해야 할 주제다. 이런 대화가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단순한 인터뷰가 아니었다. 8년 동안 함께하며 쌓아온 신뢰와 우정이 담긴 교감이었다. 손흥민과 케인은 2015년 토트넘에서 처음 한 팀이 됐다. 당시만 해도 서로 다른 스타일, 다른 언어, 다른 문화를 가진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금세 눈빛만으로 통하는 호흡을 만들어냈다. ‘손케 듀오’는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사랑받는 상징이 됐다.
두 사람은 8년간 프리미어리그 최다 합작골(47골)을 기록하며 전설로 남았다.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록바가 세운 36골의 벽을 훌쩍 넘어선 수치였다. 손흥민은 24골 23도움, 케인은 23골 24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커리어를 완성시켰다.
실제로 손흥민과 케인은 눈빛 하나면 충분했다. 케인이 공을 잡으면 손흥민이 뛰었고, 손흥민이 공간을 열면 케인이 마무리했다. 팬들은 이를 두고 “심장으로 연결된 파트너십”이라 불렀다. 케인은 늘 손흥민을 향한 존경을 숨기지 않았다. 바이에른 이적 직후에도 그는 “쏘니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완벽한 파트너이자 친구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손흥민도 “케인과 함께한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단순한 ‘팀 동료’를 넘어, 축구 인생을 함께 걸어온 ‘동반자’였다. 하지만 2023년 여름, 두 사람의 길은 갈라졌다. 케인은 오랜 꿈이었던 우승 트로피를 향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아 주장 완장을 찼다. 팀의 중심으로서 후배들을 이끌며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올여름, 미국 MLS의 LAFC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다른 리그, 다른 대륙에서 뛰지만 그들의 우정은 한결같았다. 케인은 손흥민의 활약 소식을 들을 때마다 SNS에 ‘브라보, 쏘니’라는 글을 남겼고, 손흥민 역시 케인이 뮌헨에서 골을 넣을 때마다 환하게 웃으며 축하했다. 이번 영상은 그런 관계의 연장선이었다. 서로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같은 하늘 아래에서 여전히 ‘서로의 팬’으로 남은 두 사람의 이야기였다.
영상이 공개되자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보다 아름다운 우정은 없다”라거나 “손흥민과 케인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들의 대화는 단순히 추억을 되짚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걸어온 시간을 존중하며 만들어낸 감정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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