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리의 빌라, 차세대 주축으로 이강인 낙점... 변화의 기로 설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2 06: 16

영국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10일(한국시간) “빌라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을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낙점했다”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출전 시간이 줄어든 그의 현 상황을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PSG 입단 이후 총 90경기 이상에 출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교체나 로테이션 멤버로 나섰다. 2024-2025시즌에도 엔리케 감독은 그를 ‘전술 카드’ 수준으로만 활용 중이다. 팀 내 공격 전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확고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버밍엄 라이브’는 “이강인은 중앙과 측면 모두에서 소화 가능한 전술 유연성을 갖춘 선수다. 에메리 감독은 점유율 중심 전술 안에서도 순간적인 공간 창출과 방향 전환이 가능한 미드필더를 원하고 있으며, 이강인은 그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메리는 이강인의 빠른 판단력과 짧은 거리 패스 연결 능력, 그리고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전진 플레이를 시도하는 자신감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아스톤 빌라의 관심은 일시적 탐색이 아니다. 매체는 “이번 영입은 프로젝트형 접근에 가깝다. 에메리는 팀의 점유율 축구를 완성하기 위해 창의적인 미드필더가 필요하며, 이강인이 그 중심에 있다”고 분석했다.
빌라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단은 리그 상위권 정착을 위해 공격 전개의 다양성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에메리 감독은 그 중심에 이강인을 두고 있다.
이강인의 기술적 잠재력은 이미 유럽 무대에서 입증됐다. 마요르카 시절 좁은 공간에서 탈압박, 전진 드리블, 결정적인 패스를 통해 ‘전술형 플레이메이커’로 평가받았다. PSG에서도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 등과 함께 뛰며 경기 이해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 속에서 그는 철저히 ‘조연’이었다.
문제는 PSG의 입장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여전히 이강인을 전력 내 주요 옵션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의 계약은 2028년까지 유효하다. ‘버밍엄 라이브’는 “PSG가 이강인을 쉽게 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여름 노팅엄 포레스트가 6000만 유로(약 997억 원)에 달하는 제안을 했지만 PSG는 단호히 거절했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PSG는 6000만 유로 이하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강인의 시장 가치는 이미 세 배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PSG 입장에서는 단순한 전력 이탈이 아니라, 구단의 전술적 유연성을 잃는 손실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빌라는 계획을 멈추지 않는다. ‘EPL 인덱스’는 “빌라는 내년 1월 창의적인 공격 자원을 영입하기 위한 로드맵을 세우고 있으며, 그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이미 적응력을 증명했다. EPL의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자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영입 시도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버밍엄 라이브’는 “빌라는 이강인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구단의 상업적 성장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의 도미니크 세베락 기자 역시 “이강인은 한국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지만 PSG에서 출전 기회는 제한적이다. 그는 이번 겨울 새로운 도전을 택할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짚었다.
이강인에게 이번 겨울 이적시장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커리어 전환점이다. PSG에 잔류하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제한된 출전은 성장의 걸림돌이다. 반면 아스톤 빌라행은 EPL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주전 경쟁에 도전하고, 자신의 전술적 가치를 입증할 무대가 될 수 있다.
결국 선택의 무게는 이강인에게 달려 있다. PSG의 화려한 시스템 안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에메리의 체계적인 전술 속 ‘핵심’으로 도약할 것인지. 어느 쪽이든 그의 이번 결정은 유럽 이적 시장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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